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저스틴 벌렌더.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에이스 저스틴 벌렌더가 2피홈런에 월드시리즈 첫 승 도전에 또다시 실패했다.

휴스턴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11회 연장 승부 끝에 7-6로 승리했다. 이로써 휴스턴은 1차전 패배를 딛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동률을 이뤘다.

1차전에서 패하며 시리즈전적에서 밀려있던 휴스턴은 이날 경기를 잡고자 에이스 벌렌더를 선발 투수로 꺼내들었다. 더 이상 시리즈를 내준 다면 곤란한 입장에 놓이기에 휴스턴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4승무패로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이끈 벌렌더를 꺼내든 것.

휴스턴 입장에서도 2차전 승리는 무척 중요했지만 벌렌더 본인에게도 2차전 승리는 간절했다. 그동안 월드시리즈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 벌렌더는 지난 2006년과 201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소속으로 총 3차례 월드시리즈 경기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3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은 7.20에 달했다. 월드시리즈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벌렌더는 2006년과 2012년 모두 상대팀이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우승을 물끄러미 지켜만 봐야했다.

따라서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서만 2승을 챙긴 현 시점은 벌렌더가 월드시리즈 악몽을 떨쳐 낼 수 있었던 적기로 평가받았다.

4회까지는 순조로웠다. 볼넷이 하나 있긴 했지만, 노히트 경기에 성공한 것. 5회말 2사까지만 하더라도 벌렌더는 순항했다. 다저스 타선은 활로를 전혀 찾지 못했다.

그러나 5회부터 벌렌더가 흔들렸다. 5회 2사에서 작 피더슨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한 벌렌더는 1-1로 맞선 6회말 2사 1루에서도 코리 시거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다. 6회 시거의 역전 투런포로 분위기는 9회까지만 하더라도 다저스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결국 벌렌더는 6회를 마친 뒤 1-3으로 끌려가던 7회말 시작과 동시에 강판 됐다. 이날 그의 공식 기록은 6이닝 2피안타(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벌렌더는 이날 79개의 공을 던지며 악몽을 끊어내고자 역투를 펼쳤지만, 2홈런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승리 투수는 고사하고 패전 위기에 몰렸던 벌렌더. 야속하게도 타선은 벌렌더가 경기를 마친지 한 참 뒤인 8,9회에 각각 1점씩 뽑아내며 9회초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앞선 세 차례의 월드시리즈 경기들과는 달리 벌렌더가 패전만큼은 면했던 순간.

여기에 연장 10회초 호세 알투베와 카를로스 코레아의 연타석 솔로포가 터진 것은 물론 11회에도 조지 스프링어의 투런포를 앞세워 휴스턴은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타선의 뒤늦은 각성에 패전은 면했지만 디트로이트를 떠나 휴스턴에서 맞이한 4번째 도전도 실패였다. 월드시리즈와의 악연을 끊어내는 데 실패한 벌렌더는 팀의 극적 역전승에 위안을 삼아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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