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그야말로 슬라이더가 춤을 췄다. 게임같은 곡선을 그렸다.

단순히 슬라이더만이 아닌 커브,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터 등 다양한 구종들 모두가 뛰어났고 다르빗슈 유(31)는 6.1이닝 1실점 7탈삼진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6.1이닝동안 고작 81구만 던지면서도 보여준 다르빗슈의 호투는 왜 LA다저스가 그를 트레이드마감시한 직전에 데려왔고 이후 부진에도 그리 믿었는지에 대한 해답이었다.

ⓒAFPBBNews = News1
LA다저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7전 4선승제) 3차전 시카고 컵스 원정에서 6-1로 승리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챔피언십시리즈 3승으로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29년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 반면 컵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서 이제 1패만 더하면 탈락인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다르빗슈는 1회말부터 카일 슈와버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슈와버에게 맞은 홈런이 오히려 약이 됐고 이후 다르빗슈는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다.

다르빗슈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마치 야구게임같은 곡선을 그리며 컵스 타선을 농락했다. 패스트볼은 96마일 이상을 찍었고 커브, 체인지업, 커터 등 다른 구종도 모두 활용하며 진정한 ‘팔색조’ 투구를 펼쳤다. 6회 앤서니 리조에게 안타를 내준 것이 이날 경기 첫 선두타자 출루허용이었을 정도였다.

다르빗슈는 타석에서도 결정적 기여를 했다. 3-1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말 2사 만루에서 모두가 대타를 쓸 것으로 봤지만 다르빗슈가 그대로 타석에 들어섰고 다르빗슈는 2사임에도 번트 모션을 취하며 상대 투수 칼 에드워드 주니어를 흔들어놨다. 결국 에드워드 주니어는 크게 흔들리며 다르빗슈에게 스트레이트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다르빗슈는 3점차로 벌리는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6회 1사까지 잡은 다르빗슈는 포스트시즌 무실점으로 대활약중인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6.1이닝 1실점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호투. 결국 불펜은 6-1로 승리를 지켰고 다르빗슈는 디비전 시리즈 5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된 것에 이어 또 다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7월 31일 다르빗슈가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다저스 유니폼으로 바꿔입었을 때 걱정도 많았다. 하필 텍사스 마지막 등판이 3.2이닝 10실점 극도의 부진이었고 텍사스에서 평균자책점 4.01로 에이스다운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 가뜩이나 다저스 선발진은 이미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마에다 켄타, 브랜든 맥카시, 류현진, 알렉스 우드로 포화상태였기에 필요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저스 이적 후에도 다르빗슈는 9번의 등판에서 3실점 이상 경기를 5번이나 할 정도로 기대했던 ‘커쇼 직후 나올 2선발’의 모습은 아니었다. 오죽하면 시즌 중에 허니 컷 코치와 투구폼 교정에 들어가기도 했을 정도.

하지만 다르빗슈는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19.1이닝 1실점으로 굉장한 호투를 했고 결국 포스트시즌에서도 디비전시리즈 5이닝 1실점 승리, 챔피언십시리즈 6.1이닝 1실점 승리로 왜 ‘굳이’ 다저스가 다르빗슈를 데려와야 했는지를 증명했다.

ⓒAFPBBNews = News1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