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다저스가 잘 나가도 너무 잘나간다. 포스트시즌 5연승을 내달리며 패배를 모른다. 이대로라면 월드시리즈 우승에 가장 가까울 LA다저스의 행보를 보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탈락한 류현진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생애 다시 오기 힘든 월드시리즈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은 류현진의 선발투수 고집과 불펜 전환 반대는 결국 독이 되고 만 것일까.

ⓒAFPBBNews = News1
LA다저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7판 4선승제) 2차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저스틴 터너의 9회말 2아웃 끝내기 스리런으로 4-1 승리했다.

전날(15일) 열린 챔피언십 1차전에서 클레이튼 커쇼가 5이닝 2실점, 마에다 켄타가 승리투수가 되며 5-2 승리했던 다저스는 2차전에서도 승리하며 7판 4선승제 시리즈의 절대적 우위를 점한채 18일부터 시카고 원정으로 열리는 3~5차전 시리즈를 준비하게 됐다.

이미 디비전시리즈도 가뿐히 3연승으로 통과했던 다저스는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월드시리즈 진출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최다승을 거둘 정도로 압도적 전력의 다저스가 1988년 이후 29년만에 우승반지를 낄 가능성도 높은 것이다.

문제는 그 멤버 속에 류현진이 없다는 것이다. 부상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하지만 시즌 막판 2경기에서 4.1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12.46으로 부진했고 결국 불펜 행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으로 아예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시즌 막판 류현진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 불펜행을 받아들인 마에다 켄타처럼 불펜 등판을 준비하는 것과 선발로서 끝까지 경쟁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선발 진입을 노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 2경기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고 결국 가뜩이나 선발 자원이 넉넉했던 다저스는 알렉스 우드를 불펜으로 돌리지 않고 선발로 내버려두며 류현진을 제외했다.

반면 마에다는 시즌 막판 2경기는 불펜으로 등판했고 불펜으로서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3이닝 무실점 2승 퍼펙트의 모습을 보여주며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꼭 필요한 선수가 됐다.

류현진은 올 시즌 한차례 불펜투수로 등판한 적이 있고 4이닝 무실점으로 잘하긴 했지만 불펜투수 전환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과 반대를 드러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깨 수술을 받은 경력으로 인해 불펜의 비규칙적 등판을 하게 되면 부상 재발의 염려도 있고 실제로 수술 집도의도 불펜행에 반대했었다.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불펜행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생활 내내 월드시리즈 진출과 우승의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단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뛴 박찬호도 끝내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껴보지 못하고 은퇴했었다.

ⓒAFPBBNews = News1
타율은 낮지만 출루와 장타를 하는 거포형 타자의 대명사인 애덤 던은 14년간 아예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지 못하고 은퇴했었다. 시카고 컵스는 작년 우승전까지 108년간 우승하지 못하기도 했다.

요기 베라처럼 열손가락을 모두 우승반지로 끼우는 선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포스트시즌, 그리고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껴보지도 못하고 은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류현진으로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눈앞인 다저스 소속이지만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기 힘든 현상황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