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류현진과 마에다 켄타는 이제 포스트시즌 불펜 오디션 기회를 줄 것.”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이 류현진과 마에다의 포스트시즌 선발 탈락을 사실상 확정했다. 국내에서는 ‘아니길 바란다’는 식의 희망고문을 했지만 현실은 결국 클레이튼 커쇼-다르빗슈 유-알렉스 우드-리치 힐로 이어지는 4인 선발로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을 확정한 모양새다.

이제 관심은 과연 류현진이 받을 ‘불펜 오디션’이다. 오디션은 ‘어떤 역할을 하기 위해 충분한지 하는 검사’를 뜻한다. 미래가 결정된 상태에서 예비로 시험삼아 하는 ‘리허설’과는 다른 의미다.

만약 류현진이 오디션에서 탈락한다면 어떻게 될까. 혹은 마에다와 류현진 중 오디션 합격자는 한명 뿐이라면?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에 완전히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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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 직전 로버츠 감독은 향후 선발 계획에 대해 밝혔다. 지난 18일 등판한 류현진과 평균자책점 4점대를 넘은 마에다는 이제 불펜 오디션을 통해 포스트시즌에서 활용도를 체크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에서는 탈락했음을 뜻한다. 지난 18일 경기에서 4.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긴 했으나 막판 아웃카운트 하나를 두고 흔들리는 모습은 로버츠 감독과 다저스 수뇌부에게 믿음을 주기 부족했던 모양이다. 원래 힐에 비해 뒤쳐져있던 류현진은 이 경기를 통해 완전히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에서 탈락했다.

포스트시즌은 2주가량 남았다. 마에다와 류현진은 불펜투수로서 자신의 효용성을 내보여야한다. 결국 1이닝을 전력투구해 완벽하게 막아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불펜투수보다 낫고, 마에다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

류현진으로서는 쉽지 않다. 일단 류현진이 불펜 경험이 단 한번뿐일 정도로 선발 특화 선수며 어깨 수술 경력으로 인해 불펜으로 뛰는 것은 매우 좋지 못하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보호’라는 명분이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 다저스 좌완 불펜이 그리 나쁘지 않다. 현재 다저스 불펜에는 무려 4명의 좌완 투수가 있다.

루이스 아빌란은 평균자책점이 2.82라는 장점은 있지만 불펜투수로서 중요한 WHIP(이닝당 출루허용)에서 1.37이라는점이 단점. 토니 싱그라니는 강속구를 가졌고 신시내티 레즈 시절(평균자책점 5.40, WHIP 1.33)보다 다저스로 트레이드해와서 나아졌다는 점(ERA 3.38 WHIP 1.00)이 인상적이다. 신인 에드워드 파레데스는 9경기 나와 WHIP 0.95로 선전하고 있고 토니 왓슨은 싱그라니처럼 트레이드 이후 WHIP에서 극적인 반전(신시내티 시절 1.52, 다저스 1.09)을 보이고 있다.

4명의 좌완 불펜이 모두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과연 류현진이 불펜투수로서 이들에 앞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불펜 오디션의 의미가 마에다와 류현진 중 한명만 붙인다는 가정이라면 마에다가 이미 2번의 불펜 등판에서 4이닝 1실점, 1이닝 무실점으로 조금 더 보여줬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전문 불펜 요원이 아닌 선수가 둘이나 포스트시즌 불펜에 앉아있는 것도 다저스 입장에서는 좋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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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선발로 가면 5선발 투수는 불펜으로 가거나 혹은 아예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꽤 있다.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되면 전문 대주자 요원, 전문 대수비 요원, 아웃카운트 하나만 확실히 막아줄 수 있는 원포인트 구원 같은 특화 선수들이 필요하기 때문. 누군가 빠진다면 5선발 혹은 팀내에서 패전 처리를 담당하는 선수들이 그 대상이 된다.

과연 로버츠 감독이 말한 ‘오디션’의 의미가 당락을 결정짓는 서바이벌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류현진과 마에다 둘 다를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넣고 불펜투수로서 경험하게 하는 것인지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 오디션이 서바이벌이라면 류현진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남은 2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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