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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30·LA 다저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봄을 지나 어느덧 무더운 여름을 나고 있다. 류현진은 여름으로 접어들수록 힘이 붙어 기대를 모으는 반면 오승환은 다소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걱정스럽다.

먼저 류현진은 지난 23일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2피홈런) 2실점 2볼넷 3탈삼진을 기록했다. 3-2로 앞선 6회초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서 내려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안타깝게도 구원진의 난조로 시즌 4승 도전에는 실패했다.

  • LA 다저스의 류현진(왼쪽)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 ⓒAFPBBNews = News1
일단 좌우 코너워크는 물론 로케이션 방향이 좋았다. 속구 구속이 시속 144km~151km 사이에서 형성되는 것을 볼 때,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회복한 모습이다. 보통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는 야구가 많이 느는 시기인데, 부상만 없다면 류현진은 향후 몇 년간 더욱 발전할 것 같다.

당시 경기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직구 이외에도 커브로 우타자와 싸움을 펼치는 것이었다. 게다가 드물게 커터를 보여주면서 정작 결정구로는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굉장히효과적인 접근 방식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류현진이 이날은 1회부터 전력 투구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류현진은 보통 2가지 유형의 피칭을 한다. 몸이 유연한데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기에, 일반적인 제구력 위주의 피칭을 선보일 때가 있는가 하면 전력투구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지난 메츠전은 후자에 가까웠다.

몸상태가 좋았기에 전력 투구가 가능했던 것인데, 한국에 있을 당시만큼의 몸상태는 아닌 듯 했으나 속구는 물론 볼배합도 좋았다.

류현진의 메츠전이 종료 된 후, 안정과는 거리가 있던 불안한 경기 내용과 강판 타이밍이 가장 큰 두 가지 이슈로 떠올랐다.

일단 선발로서는 아직 불안하다는 일각의 의견에는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 일단 와인드업 뿐 만 아니라 셋업 포지션이 무척 좋았다. 이로 인해 주자들한테 타이밍을 좀처럼 빼앗기지 않았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거다. 게다가 다양한 투구 패턴을 사용하면서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 나갔다. 2피홈런 이외에는 실점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때문.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6회 시작과 동시에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당시 경기 5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86개였다. 사실 1이닝 정도는 더 던질 수 있었다. 게다가 6회 들어 곧장 불펜 투수인 크리스 해처가 실점하면서 류현진의 선발승이 날아갔기에 팬들 입장에서는 교체 타이밍에 아쉬움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 LA 다저스의 류현진. ⓒAFPBBNews = News1
하지만 내 입장은 조금 다르다. 로버츠 감독이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2시즌을 쉬었던 어께 부상에서 돌아온 첫 시즌임을 감안해야 하고, 류현진이 1회부터 전력 투구를 했다는 점까지도 고려가 돼야 했다.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선수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류현진이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5개 정도를 더 던졌다면 이닝이야 끌고 갈 수 있겠지만, 선수는 다음 등판에서 데미지가 누적 됐을 것이다. 미국의 ‘4일 휴식 5일째 선발 등판’이라는 로테이션 운영법, 시차 등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선택이다.

오승환은 두 경기를 지켜봤다. 시즌 16세이브를 달성했던 지난 2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와 시즌 4패째를 기록한 지난 24일 피츠버그 파이리츠 홈경기(1이닝 1피안타 1피홈런 1실점)였다.

1세이브와 1패를 주고 받은 탓에 표면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마냥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오승환은 보통 컷패스트볼, 슬라이더를 가지고 투 피치를 해왔다. 요즘은 흥미롭게도 체인지업을 장착해 곧잘 쓰는 모습을 보였다.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속구의 움직임은 물론 힘까지 좋다. 하지만 투구 매커니즘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팔꿈치가 내려왔다는 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변형된 스리 쿼터로 공을 던지는 모습인데, 이렇게 되면 타자들에게 걸려들기 쉬워진다.

팔꿈치가 떨어지는 원인은 간단하다. 보통 힘이 떨어지거나 체력적인 문제가 있는 상태일 때 팔꿈치가 내려간다. 이렇게 되면 공이 위 아래 보다는 좌우로 움직이는데, 타자의 스윙에 좀 더 쉽게 공략을 당한다.

특히 우완 투수인 오승환 입장에선 좌타자를 상대하기가 훨씬 까다로워진다. 팔이 내려오면 내려 올 수 록 좌타자는 오승환의 공을 대각에서 상대적으로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자연히 피안타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타자 입장에서 팔꿈치가 내려온 오승환의 공을 바라보면 공이 약간 밀려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보통 팔이 내려오면 왼쪽 어깨와 왼쪽 골반이 바깥쪽으로 빠지기 때문에 회전력이 줄어드는 공이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 실투가 한 개라도 나온다면 힘도 회전력도 줄어든 공이라 더욱 큰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체와 축다리를 약간 세운다는 느낌으로 던져야 한다. 다리가 주저앉게 되면 팔은 더욱 내려간다. 하체가 좀 더 서 있으면 찍어 눌러 던지는 듯 한 느낌을 훨씬 살릴 수 있다. 상체도 신경을 써 이전보다 세워주면 좋아질 것 같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 ⓒAFPBBNews = News1
같은 투수를 경험한 입장에서 한 가지 더 조언을 해준다면 머리가 앞쪽으로 빨리 나가면 안 될 것 같다. 머리가 앞으로 빨리 나가도 팔이 내려간다. 타겟을 약간 위로 쳐다보고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포수 미트를 끝까지 보고 스트라이드(준비 동작으로 내딛는 앞발의 보폭) 구간에서 천천히 나가는 것도 밸런스 유지에 도움이 된다.

안타까운 것은 9회 2사에서 존 제이소에게 솔로포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던 24일 피츠버그 전이다. 존 제이소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서클 체인지업을 던졌다면 바람직한 선택이었을텐데 확실하진 않지만 서클이 아닌 스플리터를 구사한 것 같다. 게다가 팔이 지난 22일 보다 더욱 내려갔다.

물론 7구째 슬라이더(MLB닷컴은 커브로 판단, 구속이 느렸기에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가 삼진으로 이어진 것인 줄 알고 마운드에서 내려가기도 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속된 표현으로 김이 샌 상황에서 풀카운트 승부를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 다만 8구째 공으로 ‘돌직구’를 택했다면 어땠을까. 새롭게 시도 중인 제 3의 구질, 체인지업을 쓰는 것은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박명환 스포츠한국 야구 칼럼니스트·해설위원/ 現 야구학교 코치, 2017 WBC JTBC 해설위원

정리=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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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6/25 05:55:17   수정시간 : 2017/06/25 09: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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