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광복도 전에 태어난 노장이다. 1944년생으로 올해로 만 73세를 맞는 노장 감독 짐 릴랜드는 그동안 ‘실력은 뛰어나지만 모래알 팀워크’로 평가받던 미국대표팀을 한데 뭉쳐 모으며 사상 첫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이끌었다. 릴랜드는 개인적으로도 야구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WBC 동시 우승 감독'에 이름을 올리며 화려하게 야구인생을 마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푸에르토리코전에서 8-0으로 승리하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AFPBBNews = News1
3회초터진 미국 이안 킨슬러의 선제 투런포에 0-2 뒤지던 푸에르토리코는 5회초 무사 1,2루에서 선발 세스 루고를 한 번 더 믿었다 결국 적시타를 내줬다. 선발 투수 교체 이후에도 점수를 내주며 0-4까지 점수는 벌어졌다. 7회에는 미국이 3점을 추가로 냈고 그 사이 미국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은 6회까지 1볼넷 노히트노런의 완벽투로 푸에르토리코 타선을 제압했다.

결국 미국은 8회에도 추가점수를 내고 7회 안타를 허용하고 내려간 스트로먼 뒤를 이은 불펜투수들이 남은 3이닝을 막아내며 8-0 승리로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은 1라운드 2승1패, 2라운드 2승1패로 모두 2위로 4강까지 진출했고 4강 일본전에서는 2-1 신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라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2006 WBC 1회대회부터 참가한 ‘야구 종주국’ 미국의 감격적인 4번째 대회, 11년만에 우승이다. 야구종주국의 자존심이 그나마 선 것.

그 중심에는 노감독 짐 릴랜드가 있었다. 릴랜드 감독은 무려 1944년에 태어난 올해로 73세인 야구계 백전노장이다. 릴랜드 감독은 1997년 월드시리즈 우승(플로리다 말린스)과 양대리그 감독상 수상(1990, 1992 내셔널리그 감독상 - 2006 아메리칸리그 감독상)을 한 메이저리그 대표 명장.

말년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8년을 재임(2006~2013)했지만 아쉽게 우승 없이 떠나며 현역에서 물러나나 했다. 하지만 이번 WBC 미국대표팀을 통해 감독으로 돌아왔고 그동안 전원 메이저리거로 구성됐지만 성적은 8위-4위-6위에 그친 미국대표팀의 모래알 조직력을 뭉쳐야하는 중책을 맡았다.

단순히 자신들만 잘난 줄 아는 미국대표팀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것 외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들어주고 절충하는 중간자 역할도 해야했던 릴랜드 감독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WBC에 소속선수를 보내는 대신 투구수 제한, 연투 금지, 타자들의 실전 감각 위한 타석수 등 각종 요구를 해왔다. 릴랜드 감독은 이런 모든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미국 대표팀을 이끌어야했다.

또한 현재의 미국대표팀이 정말 미국 최정예라고 말하기 힘든 전력이기도 하다. 당장 투수의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같은 선수가 없고 타선에는 마이크 트라웃, 브라이스 하퍼, 크리스 브라이언트 같은 선수도 없다. 최정예는 아니지만 최고의 성적을 내야하는 미국대표팀 감독의 중압감은 분명 엄청났다.

그럼에도 이 노장은 끝내 우승으로 야구인생 화룡점정을 찍었다. 릴랜드 감독은 야구 역사상 최초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BC 동시 우승 감독(2013 도미니칸공화국 우승 감독 토니 페냐는 2009 월드시리즈 뉴욕 양키스 벤치코치로 우승)으로 남으면서 화려하게 자신의 야구인생을 끝낼 수 있게 됐다.

ⓒAFPBBNews = News1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