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미네소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피츠버그의 선발로 등판한 린드블럼은 1회부터 익숙한 얼굴을 만나게 됐다.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을 맞는 박병호와 2015~16년 롯데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린드블럼이 미국에서 투타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두 선수가 2015년 KBO에서 맞붙을 당시 박병호는 린드블럼을 상대로 13타수 5안타(0.386) 1홈런 2타점 4삼진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은 린드블럼의 승리였다. 린드블럼은 1회초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2사사구 1삼진으로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린드블럼은 경기 뒤 미국 피츠버그 지역매체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와 인터뷰에서 "박병호는 나를 상대로 홈런을 하나 쳐낸 적이 있었지만 이제 거의 공평해졌다"며 "결과적으로는 주고받은 셈이 됐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이날 경기 후 '린드블럼이 탄탄한 구위로 피츠버그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린드블럼은 이 인터뷰에서 KBO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린드블럼은 "일종의 체스 게임을 두는 것과 같다"며 "타자들을 상대로 투구하는 법을 정말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타자들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내 슬라이더를 계속 파울로 만들었다"며 "그래서 스플리터를 새롭게 익혔고 체인지업도 가다듬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한국에서 몸에 밴 나쁜 습관도 빨리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90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친 린드블럼은 한국 무대 데뷔 첫해인 2015년에 210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평균자책점이 5.27로 껑충 뛰었다.
린드블럼은 "작년에 내가 던진 모든 공은 정말로 평범했다"며 "그 전해에 너무 많은 이닝을 던졌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현재 희귀심장병을 앓는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롯데의 재계약 제의를 고사한 린드블럼은 빅리그 진입을 노리고 있다.
린드블럼은 이날 경기 전 박병호뿐만 아니라 자신이 기억하는 한국의 취재진에게도 찾아가 인사를 전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