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 혐의로 기소된 강정호가 22일 벌금 1,500만원을 구형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22일 오후 4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등) 혐의로 1,500만원에 약식 기소된 강정호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강정호는 사건 당시 동승자였던 유 모씨와 함께 이날 공판에 참석했다. 정장을 차려입은 그는 최대한 말끔한 모습으로 법정에 섰다.
앞서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2일 술을 마신 뒤, 혈중 알코올 농도 0.084%인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고, 서울 삼성역 인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사고 이후 동승자였던 유 모씨와 운전자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 역시 드러난 바 있다.
당초 검찰은 강정호를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해당 사건이 중하다고 판단해 그를 정식 재판에 넘겼다. 지난 2009년 8월과 2011년 5월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 이 된 것은 물론 한 차례 교통사고 까지 범했던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변호인단과 함께 재판에 참석한 강정호는 모든 혐의 내용은 물론 증거 내용 역시 인정했다. 이에 검사측은 강정호에게 1,500만원의 벌금을 구형했다. 일각에서 우려했었던 집행유예와 같은 실형은 구형되지 않았다. 일단 한숨은 돌린 셈.
따라서 다음달 3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선고공판에서 강정호는 실형이 아닌 벌금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피츠버그 합류 일자만을 기다리며 김포 근처에서 개인 훈련중이었던 강정호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인 상황. 물론 구단의 자체징계는 피할 수 없겠지만 메이저리거로서 활동하는 데 큰 제약은 없다.
다만 해결해야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날 변호인단 측은 현재 강정호가 미국 비자 발급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강정호 측은 미국 비자 발급 신청 당시 ‘음주 뺑소니’ 사고를 약식 기소 단계에서 종료된 것으로 기재했는데, 그가 정식 재판에 회부되면서 이 기재 사실이 문제가 됐다. 미국 측이 '허위 사실 기재'라며 문제를 삼은 것. 변호인단은 강정호가 급작스럽게 재판에 회부되면서 발생한 비자 발급 문제를 재판부가 해결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비자 발급 문제 역시 큰 문제는 아니다. 앞서 피츠버그 구단주 밥 너팅은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강정호를 도울 수 있는 한 최대한 돕겠다"라는 뜻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네팅 구단주는 이날 재판을 주관한 판사에게 보낼 탄원서까지 이메일을 통해 제출했다. 강정호를 위해 미국 현지에서 큰 힘을 쏟고 있는 모습.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해결이 전혀 안 될 사안은 아니다.
따라서 강정호는 다음달 3일 선고공판 이후, 비자 문제만 조속히 해결된다면 출국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