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왼쪽)과 뉴욕 양키스의 앤서니 스와잭.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지난 시즌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앤서니 스와잭과 미국 무대에서 만났다. 물론 동료로 만날 수는 없었다. 대신 두 선수는 투타 맞대결을 펼쳤다.

김현수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경기에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그는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흥미를 자아냈던 장면은 김현수의 내야 안타도 볼넷 출루도 아니었다. 바로 6회초 1사 김현수의 타석이었다. 바로 지난 시즌 두산에서 자신과 함께 뛰었던 양키스의 우완 불펜 앤서니 스와잭과 마주했기 때문.

지난해 6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방출된 스와잭은 마야의 대체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20경기에 나서 5승7패, 5.2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그는 우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데 실패하면서 반시즌 만에 두산을 떠나야했다.

당시 포스트시즌에서 태업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스와잭은 두산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진 못했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던 스와잭은 지난 1월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지난 6월 1군에 콜업됐다. 올시즌 25경기에 나서 1승2패, 5.9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 8월 24일 그는 오른쪽 어깨 회전근 부상으로 잠시 쉬어가기도 했지만 지난 19일 다시 1군에 복귀했고, 공교롭게도 30일 볼티모어전을 통해 복귀전을 가졌다.

1-8로 크게 뒤진 6회초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 오른 스와잭은 애덤 존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김현수를 상대했다. 지난 시즌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두 선수가 이번에는 미국에서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첫 투타 대결을 펼친 것.

김현수는 두 차례나 파울 타구를 날리면서 안타를 기록하기 위해 애썼지만, 스와잭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6구째 승부 끝에 김현수는 삼진으로 돌아서야했다. 스와잭의 6구째 시속 90마일 슬라이더에 선채로 당한 김현수였다.

스와잭은 김현수가 물러난 이후에도 호투를 펼쳤다.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그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사 이후 맷 비에터스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후 크리스 데이비스와 하디를 모두 내야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2이닝동안 피안타 없이 볼티모어의 공격을 틀어막은 것.

물론 스와잭은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그의 등판 이전부터 양키스는 7점차로 끌려가면서 패색이 짙었기 때문. 최종적으로 웃은 팀은 8-1로 승리한 김현수의 볼티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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