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윤지원 기자]피츠버그 강정호(28)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가 한국프로야구(KBO) 선수들의 미국 진출 비용을 높일 것으로 현지 매체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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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지역지 트립라이브는 28일(이하 한국시각) ‘강정호의 성공이 다음 KBO 스타 선수들의 더 높은 몸값을 의미한다(Kang's success with Pirates means higher fees for next KBO stars)‘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서 박병호와 손아섭이 언급됐다.

피츠버그 담당기자 트래비스 소칙은 지난 9월 박병호에 대해 강정호에게 물어봤던 일화로 기사를 시작했다. 소칙에 따르면 강정호는 ‘박병호에 대해 얘기해 달라’는 질문에 통역도 필요없다면서 망설임도 없이 “거포다(Big power)”라고 힘주어 말했다.

피츠버그는 지난 2014년 12월 500만 달러(약 56억6,2000만원)의 포스팅 금액을 넥센에 제시해 강정호에 대한 단독 협상권을 가진 뒤, 4년에 1,100만 달러(약 124억5,600만원)로 계약을 마쳤다.

소칙은 “강정호의 활약은 팀이 박병호를 고려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를 줄였다”고 말해 현재 피츠버그가 박병호 영입을 검토 중이라는 것과, 계약금이 상당히 비쌀 것으로 전망했다. 소칙은 박병호를 “29살의 우타 1루수이며, KBO에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한 첫 번째 선수”로 소개해 ‘거포 이미지’에 주목했다.

짐 듀켓 전 뉴욕 메츠 단장은 박병호의 포스팅 비용에 대해 “2,000만 달러(약 226억4,8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칙은 강정호의 성공과 박병호의 영입 공식에 대해 새로운 시장에서 선행 선수의 성공 신화 이후 후속 선수의 몸값이 상승하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당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호세 아브레우(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그랬으며, 스즈키 이치로(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이후 마쓰자카 다이스케(당시 보스톤 레드삭스)의 포스팅 금액이 치솟았다.

소칙은 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 KBO 분석가인 대니얼 김과의 문답을 소개했다. 박병호가 소위 ‘높은 몸값을 받을 가치가 있는 선수인가’라는 질문에 대니얼 킴은 “박병호는 실투를 놓치지 않고 낮은 볼을 잘 치는 타자다”고 평가했다.

대니얼 김은 현재 넥센의 불안정한 재정도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의 변수로 봤다. 넥센의 자금난은 박병호의 미국 진출에 적극 동참하게 한다는 것이다. 박병호 역시 오래 전부터 영어 공부를 하는 등 메이저리그를 오랫동안 목표에 두고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계획을 밝힌 넥센 박병호(왼쪽)와 롯데 손아섭.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혀 구단으로부터 포스팅 허락을 받은 손아섭 역시 기사 말미에 언급됐다. 대니얼 김은 손아섭을 “아오키 노리치카(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비슷한 유형”이라고 소개했다.

강정호가 처음 미국으로 갈 때까지만 해도 미국이나 한국 양 측의 시각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이 기사는 강정호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안착은 옛 동료였던 KBO 타자들을 고무시켰을 뿐 아니라 미국 야구계 인사들에게도 한국 시장을 주시하는 새로운 시각을 부여했음을 시사한다. 돌길을 걸어간 강정호가 자신의 뒤에서 걸어올 한국 선수들을 위해 길을 닦아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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