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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평균자책점 6.96과 5.20, 23%의 확률, 포스트시즌 최초의 2경기 연속 7자책.’

모든 숫자는 클레이튼 커쇼(26·LA 다저스)의 불리함을 얘기한다. 하지만 커쇼이기 때문에, 아니 커쇼라서 이 숫자를 극복해주길 바라고 있다.

LA 다저스는 8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6시 7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을 벌인다.

류현진마저 내고도 3차전을 패하면서 다저스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이에 돈 매팅리 감독은 겨우 사흘밖에 쉬지 못한 커쇼를 4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커쇼는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이번과 똑같이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 6이닝 2실점(무자책)으로 호투한 기분좋은 기억이 있다.

내일이 없는 다저스 입장에선 커쇼의 `어게인 2014'에 크게 기대를 걸수밖에 없다. 물론 이미 3선승제의 시리즈에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기에 팀내 최고투수를 내보내는 총력전의 의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야구에서 중요한 숫자놀음은 모두 다저스의 불리함을 얘기한다. 커쇼는 단 한 번 해본 3일 휴식 후 등판에서 효과를 봤지만 일반적으로 3일 휴식 후 등판은 극악의 결과만을 불러왔다. 1995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3일 쉬고 나온 선발투수들은 67명이 있었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6.96에 이르렀다. 기록이 말해주듯 적은 휴식을 가졌던 선발투수들은 대개가 실패했고 지난해 커쇼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였을 뿐이다.

또한 커쇼는 통산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이 5.20으로 자신의 통산 평균자책점인 2.48과 거의 3점에 가깝게 차이가 난다. 포스트시즌 커쇼와 리그 커쇼가 전혀 딴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 기록은 커쇼가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과 올해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역사상 두 경기 연속 7자책 이상 기록한 최초의 투수’라는 불명예를 달면서 비롯됐다.

게다가 1995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디비전시리즈에서 1승1패로 3차전을 벌였던 경우는 모두 31차례. 이 중 3차전 승리팀이 챔피언십에 진출했던 경우는 24번으로 무려 77%에 이른다. 즉 세인트루이스가 챔피언십에 나갈 확률은 77%이며, 다저스는 23%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다저스는 1차전을 내줬던 4차례 디비전시리즈에서 단 한 차례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모든 부분에서 다저스에 불리한 기록만 한가득이다.

커쇼는 포스트시즌 포함 모두 17차례 세인트루이스를 상대했는데 5실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무려 5차례나 된다. 또한 세이트루이스는 커쇼의 메이저리그 7년 생활 동안 두 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 3.46을 안긴 팀이다(1위 LA 에인절스 3.76 *5번 이상 등판 경기).

이렇게 포스트시즌과 관련된 기록, 세인트루이스와 관련된 불리함 등 모든 숫자는 분명 다저스의 4차전 승리가 쉽지 않음을 얘기한다. 그러나 커쇼이기에 이 모든 불리함은 극복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커쇼는 올 시즌 사이영상과 MVP 동시 수상이 유력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것은 물론 최근 4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 등 당대 최고의 에이스다.

과연 커쇼는 이 모든 숫자의 불리함을 이겨낼 수 있을까.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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