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갑자기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은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론 워싱턴(62) 전 감독이 사임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워싱턴 전 감독은 1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아내에게 진실하지 못했다"며 배석한 아내 제럴딘에게 공개 사과했다.

그는 "아내의 신뢰를 내가 깼기 때문에 실수를 인정하고 그에게 사과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재차 사죄했다.

워싱턴 전 감독이 아내에게 어떤 일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그가 아내 몰래 부정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크게 봤다.

앞서 일부 언론은 워싱턴 전 감독이 여기자를 성폭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SI는 워싱턴 감독의 사임 사유가 부정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고, 댈러스 모닝 뉴스의 한 기자는 트위터에서 워싱턴 전 감독이 여성과의 부정으로 200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 유니폼을 벗은 토니 페냐(현 뉴욕양키스 코치)와 같은 신세가 됐다고 전했다.

워싱턴 전 감독과 제럴딘은 최근 결혼 42주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전 감독은 "실망시킨 선수, 코치, 구단 관계자 그리고 MLB 모든 관계자에게 죄송하다"며 머지않은 장래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돌아올 수 있도록 용서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언론과 텍사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전 감독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아내 제럴딘의 어깨를 감싼 채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내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워싱턴 전 감독은 지난 5일 '개인 사정'을 이유로 말없이 팀을 떠났다.

텍사스 구단은 올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처진 팀 성적과 무관하게 워싱턴 전 감독을 재신임할 예정이었다며 사임 배경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워싱턴 전 감독의 기자회견을 접하고 나서 텍사스 구단은 "그가 그라운드 바깥에서 벌어진 개인적인 일을 해결하는데 전념하고 싶다며 감독직 사임을 밝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007년부터 올해 시즌 막판까지 텍사스를 이끈 워싱턴 전 감독은 역대 텍사스 사령탑 중 최다인 664승(611패)을 거뒀다.

2009년 코카인 복용이 들통난 바람에 위기에 몰렸으나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감독직을 유지했고 2010∼2011년 거푸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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