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중국인이 인육 먹는 날' 글 확산… 경찰 "불안조장은 범죄"
'오원춘 괴담'의 연장선인 듯… 일부 네티즌 "과장인 줄 알지만 무섭다"

네티즌들이 '쌍십절 괴담'에 떨고 있다.

최근 온라인 게시판과 SNS 등을 중심으로 "쌍십절인 10월 10일은 중국인이 인육을 먹는 날이다. 한국인을 인신매매한 실제 영상도 있다"고 주장하는 괴담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괴담을 담은 동영상은 "10월 10일은 쌍십절이라는 중국의 명절로 이날 (중국인은) 인육을 먹는 풍습이 있다. 중국에서는 인육을 먹으면 사형에 처해지므로 고위층들은 한국에 와서 '인육 패키지 관광'을 한다. 한국인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해 실종자가 수백 명인데 이들이 인육 공급책 조직에 희생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한다.

'인육매매를 하던 조직폭력배의 증언'이라는 글도 돌고 있다. 이 글은 "오원춘 같은 인육 도살자들과 연결된 한국의 인육 공급책들이 약 50여명 정도가 점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납치할 때는 5, 6명이 냉동탑차나 봉고차·택배차에 대기하고 있고, 납치 대상을 유인하는 삐끼들이 있다"라고 말한다. 또 "한국의 인육시장이 생긴 것이 벌써 10여년 정도"라고 주장한다.

쌍십절 괴담은 '오원춘 인육 괴담'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오원춘은 경기도 수원에서 지난 4월 20대 여성을 집으로 납치한 뒤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내는 엽기적 범죄를 저질렀다. 당시 오원춘의 범행 목적이 인육 공급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지난 6월 1심 판결에서 담당 재판부가 "오원춘 사건이 인육제공 목적을 배제 못한다"며 사형을 선고하면서 다시 논란이 됐다.

때마침 한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가 '여학생 납치 사건을 주의해달라'는 안내문을 아파트 게시판에 붙인 사실이 알려지자 인육 괴담은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김해 장유 신도시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밤길 여학생 납치사건 주의'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붙었다. 이 아파트에 사는 한 여중생이 전날 밤 10시40분쯤 학원에 다녀 오다 한 낯선 할머니와 마주쳤는데, 할머니가 길을 묻는 척하면서 근처에 세워 둔 승합차로 여중생을 유인해 태우려고 했다는 것이다. 안내문은 어린이는 물론 모든 여성이 납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인육 괴담에 등장하는 쌍십절은 중국의 '인육 데이'가 아니라 대만의 건국기념일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10월 10일을 쌍십절로 기념하지 않는다. 인육 괴담 관련 동영상은 범죄 뉴스와 다큐멘터리 장면 등을 짜깁기해 만든 것이다. 음란사이트로 네티즌들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글이라는 주장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사실이 없어 수사는 않지만 상황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얘기로 불안을 조장하는 건 일종의 범죄라는 점을 네티즌들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인육 괴담에 대해 상당수 네티즌은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소문"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과장된 건 알겠지만 괜히 무섭다. 안 그래도 요즘 세상 흉흉한데" "오원춘 사건과 관련한 이야기인데 석연치 않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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