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서 먹이 다툼 끝에 암호랑이, 수사자에 물려 죽어

17일오후 전주동물원에서 수컷 사자에 물려 죽은 암컷 호랑이. 전주=뉴시스
17일 오후 3시40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동물원에서 수컷 사자가 암컷 호랑이의 목을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사육사가 던져준 먹이를 먹기 위해 사자 '청이'(5살)가 사육장과 울타리 사이의 깊이 5m 함정으로 뛰어들면서 일어났다. 사자가 뛰어 내리자 인근 방사장에 있던 암컷 호랑이 '호비'(6살)도 함께 함정에 뛰어 내리면서 싸움이 벌어진 것.

사육사 최모(34)씨는 "식사시간에 사자 먹이인 생닭을 던져 주자 이를 받아 먹으려 점프한 수컷 사자가 1.5m 높이의 펜스를 넘어 깊이 5m 아래 함정으로 떨어졌고 이를 지켜보던 옆 방사장의 암컷 호랑이가 흥분해 날뛰다 같은 함정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착지가 불안정했던 호비를 청이가 곧바로 공격, 순식간에 급소를 물어 죽였다"고 말했다.

이날 싸움을 한 수컷 사자와 암컷 호랑이의 몸길이는 1.7m로 비슷하지만 사자가 110㎏로 20㎏정도 더 무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죽은 호랑이는 시베리아산으로 2006년 청주동물원에서 전주동물원으로 입식됐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호랑이가 영역을 침범했다고 생각해 사자가 달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동물원은 죽은 호랑이를 전북대에 학술연구용으로 기증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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