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성악가 최원휘가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악기 사옥내 스타인웨이 피아노 VIP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 동료 성악인들 “감정 처리, 타의 추종 불허”
▶ 9월까지 온라인 마스터클래스 진행…경험담 토대
▶ 12월 아내 홍혜란과 듀오 앨범 발매
▶ 美 무대서 ‘닉슨 인 차이나’ 마오쩌둥 역 맡아
▶ 향후 소리 더욱 무르익을 때 베르디 ‘오델로’ 도전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테너 최원휘(40)는 지난 2월 라트라비아타 ‘알프레도’ 역으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데뷔를 장식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 있는 메트로폴리탄은 세계 최고의 오페라 무대 중 하나로, 성악가들에겐 일생일대 꼭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다. 이 오페라극장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세계 일급 성악가의 위치에 있다는 걸 말해준다.

성악가로서 최원휘의 최대 강점은 어떠한 작품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감정 처리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무대에서 그의 엄청난 열정, 폭발적인 표현력 등은 현지에서 활약하는 동료 성악인들이 “최고”, “압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탁월하다.

성악가이기 이전에 예술가, 아티스트로서의 가장 필수적인 덕목을 완벽히 갖춘 셈이다.

인지도 또한 대중 스타에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최원휘야말로 실력과 인기라는 ‘함께 하기 절대 쉽지 않은’ 두 마리의 토끼를 완벽히 잡은 ‘럭키 가이’인 것이다.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한 최원휘는 뉴욕 메네스 음대 석사 및 전문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2013년 뉴욕 마르티나아로요 파운데이션 주최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타이틀 역할인 호프만을 열연해 당시 ‘뉴욕타임즈’로부터 “강한 고음과 어두운 중저음을 유연한 프레이징으로 노래하는 매력적인 테너”라는 극찬을 받았다.

최원휘는 뉴욕시티오페라 및 다수의 미국 내 오페라극장 및 독일 다름슈타트 극장, 크로아티아 국립극장 등등 다수의 세계적인 오페라극장을 오가며 주연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9년엔 세계 최대의 오페라 페스티벌인 오스트리아 뫼어비시 호수 페스티벌의 ‘미소의 나라’에서 수총왕자 역할로 또 한 번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최원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2011) 성악 부문 우승자(아시아 최초)이자 현 한예종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세계적인 소프라노 홍혜란의 남편이기도 하다. 홍혜란은 이미 수년 전에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선 바 있다.

평생 한 번 서기도 힘든 ‘꿈의 무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를, 이처럼 부부 모두 이 무대의 주역으로 열연한 예는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일이다.

최원휘는 지난 2006년 홍혜란과 결혼했다. 그는 유학 생활 때에도 성악뿐만 아니라 기획 등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그만큼 다양한 재능과 왕성한 호기심을 지니고 있었던 것. 하지만 일단 한 분야 정상에 오르기까진 한 가지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었기에 다른 걸 포기하고 성악에만 매진하게 된 것인데, 이렇게 그를 잡아준 것도 아내 홍혜란이었다.

어느덧 결혼 14년 차 임에도 아내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세계 무대에서 주연으로 열창을 하는 등 겉으로만 보면 제 아내가 매우 ‘기가 센’ 여자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보다 많이 양보하고 등등 항상 아내가 손해를 보는 타입입니다. 정말 너무 착해요. 유학 생활하며 익힌 아내의 요리 솜씨도 이젠 수준급입니다.”

최원휘·홍혜란 부부 국내 소속사도 모두 스톰프뮤직이다.

최원휘는 오는 11~12월 아내 홍혜란과 듀오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레퍼토리는 찬송가 위주가 될 거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홍혜란과의 듀오 앨범을 준비하는 와중에 최원휘는 9월까지 온라인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다. 그간 자신이 음악을 하면서 실패와 성공 경험담을 토대로 한 비대면 강의로 ‘줌’을 플랫폼으로 해서 운영하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상황인 만큼 이번 온라인 마스터클래스로 성악 관련 소통창구 역할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마스터클래스 참가 자격은, 전공생 이외에 일반인 모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서초동에서 만난 최원휘는 예전보다 몸이 더 비대해진 것 같아 좀 놀랐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다.

최원휘는 곧 미국에서 연주 예정인 존 애덤스 오페라 ‘닉슨 인 차이나’에서 마오쩌둥 역을 맡은 것이다. ‘닉슨 인 차이나’는 전 세계가 냉전으로 대치 중이던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현대 오페라 작품이다.

이외에도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 ‘라트라비아타’ 등등 여러 오페라 출연을 앞두고 있다.

“향후 10년쯤 지나 소리가 더욱 무르익을 때 베르디 ‘오델로’를 꼭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 작곡가가 쓴 멋진 오페라 작품들도 많이 나와서 그걸 유명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습니다.”

한편, 최원휘는 오는 31일(월)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아트홀에서 테너 김성현-김경호-유신희 등과의 ‘빅4’ 오프라인 합동 공연(피아노 반주 배민수) 예정이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이 공연은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31일 오후 7시30분부터 페이스북 '클래식에 미치다' 온라인 생중계로 본 공연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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