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색성야(食色性也)] "남자? 따지고 보면 테스토스테론에 절여진 여자가 남자야"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살다보면, '사내다움'과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걸 많이 느끼게 된다. 이 남자다움이 '의무'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종종 여성에 대한 비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여자는 신체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다. 신체적으로만 따지면, 완전체는 남자다!"

이 정도면, 조금 마초 끼가 있는 남성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여성 비하론을 설파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남자다움'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는 남성들의 경우는 그 자체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고달프다.

여기서 필자는 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데, 따지고 보면 남자란 존재나 여자란 존재는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좀더 깊이 파고들어 생물학적으로 보면, 불완전한 개체가 바로 '남자'란 존재인 것이다. 오죽하면 남자를 두고,

"남자? 따지고 보면 테스토스테론에 절여진 여자가 남자야"

라는 말이 나왔을까?

"남자라는 '종'은 따지고 들어가면, 여자라는 존재에서 갈라져 나온 상태이다. 원래 제대로 만들어진 '여자'라는 상태에서 남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믿지 않으실 분들이 많을 거 같아 남자가 여자로 변신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 볼까 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되고, 이게 자궁에 착상해 세포 분화하고... 그렇게 8주가 될 때까지는 남자나 여자나 똑같아. 이때까지는 구별할 수 없지."

이때까지 남자와 여자는 음순음낭유기라는 구조를 가지게 되는데, 한마디로 남녀의 성기가 다 같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Y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이미 H-Y항원을 생성시켜서 고환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고환이 레이디그 세포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면서 음순이 아닌 음낭을 만들게 되고, 더불어 클리토리스가 아닌 페니스를 만들게 된다. 즉, 클리토리스나 페니스나 같은 세포에서 만들어진 기관이란 소리다(남성의 귀두에 성감대가 집중되어 있는 것이나 여성의 클리토리스가 성감대란 사실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신체기관을 봐도 여성의 흔적은 남아있는데 젖꼭지, 유두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생물학적으로 훨씬 안정적인 존재는 바로 여성이었던 것이다. 남성은 여성의 존재에서 남성으로 강제적으로 '변태'시킨 존재였던 것이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생물학적으로 여성과 남성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더 완벽한 존재라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남자란 존재는 생물학적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존재'란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별 차이 없이 아니 오히려 미완으로 변태된 존재인 남성을 사회적으로 남자로 만들어내는 이 사회의 교육방식. 이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도 부지불식간에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한 성(性)이 다른 한 성을 괴롭히고, 착취하는 것. 이게 제대로 된 모습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의 '남성교육', '남자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에 물음표를 던져볼 때가 아닌지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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