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일은 둘만이 아는 문제라더니, 백주 대로에서 매를 맞는 아내가 돌아서면 그 남편의 팔짱을 끼고 웃으며 집으로 들어 가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들 보통 부부들처럼 살겠지 했는데, 유난히 성적 취향이 독특했던 부부들이 있었으니, 남몰래 밝히는 그들의 침실이야기, SM커플들의 성 고백을 들어보자.

글/ 젝시라이터 최수진

맞고 때리는 부부?

누가 들으면 컴퓨터 게임 이야기인가 우스개 소리를 할 지도 모르겠다. 여기서의 맞고는 두 사람이 하는 고스톱 게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때리는 사디스트와 맞는 마조히스트 부부를 말하는 것이다.

부부간의 폭력은 있을 수 없는 일이건만, 침실 위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니 제 3자가 왈가왈부 할 수 없는 문제다. 영화 비터문에서 오스카와 미미가 바로 그런 커플이 아닐까?

영화에서는 줄곧 끊이지 않는 두 사람의 인연과 현란하고 비 정상적으로 보이는 성 관계가 초점이 되고 있는데, 오스카가 자신의 경험을 휴 그랜트에게 이야기 해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해 오던 휴 그랜트도 미미의 매력에 빠져들어 가게 된다.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에 대해서는 누구든 호기심을 가지기 마련인 것 같다.

미미는 오스카를 채찍으로 때리고 묶여서 입을 막히고, 노예처럼 다루어 지기도 하며, 급기야 자신의 소변을 받아 마시게 하기도 한다.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문제는 더 심오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므로 차치하겠지만, 인간의 성적 본성을 솔직하게 다루고 있어서 더욱 충격적인 영화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사랑이 넘치는 부부들은 나름대로의 비밀스러운 성적 취향을 공유하게 된다. 그것이 이른바, ‘궁합’이라는 것일 게다. 그것이 누구에게나 이해가 되는 일반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남들은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그것일 수도 있다.

"상처를 보면 흥분됩니다"

광고 회사에 다니고 있는 P씨(38세) 부부는 말하자면 SM커플이다. P씨의 아내는 그가 연애 시절부터 곧잘 고독을 즐기고 회의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 불안하긴 했지만 그 자체로 매력이 넘쳐 빠져 들었다고 한다. 종종 손목에 상처를 가지고 있었으며 술을 마시면 술잔을 깨뜨려 날카로운 방향으로 입을 대고 마시길 좋아하는 기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땐 그녀의 감정이 거의 모성애 적이었으며 동정 섞인 사랑으로 발전하여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 후 그의 이런 취향이 성생활에도 드러나게 되었다. 양 손을 묶고 자신의 가슴이나 팔에 이 자국을 내거나 상처를 내 달라고 요구하는 그를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하니, 하나 둘 그의 요구를 들어 주었고, 어느새 그녀도 남편을 침대 위에서 학대 하는 것이 또 다른 성적 쾌감으로 다가 오더라는 것이다.

길게 기른 손톱으로 등을 긁어 피가 날 정도의 상처를 내고 그가 신음 하는 소리를 들으며 오르가슴을 느낀다. 그는 아파하면서도 평화로운 웃음을 지으면서 잠이 든다고 한다. 그녀에게 남편과의 섹스는 언제나 스릴과 불안, 긴장의 연속이다. 권태기라는 것은 결혼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다고 한다.

"진짜 오르가슴은 따로 있어요"

미용실을 경영하고 있는 K양(30세)은 결혼한지 6년이 되어 가면서 이제 섹스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처음엔 너무 소극적인 남편이 불만이어서 한번은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말해 보세요’ 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소위 양반 타입이었던 보수적인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고. 침대 위에서가 아닌, 차 안이나, 거리 뒷골목 같은 곳에서 강간처럼 강압적인 섹스를 해보고 싶다고 고백했다는 거였다. 속옷을 찢고, 옷을 입은 채로 여자의 입을 막고 삽입하고 싶다는 것. K양은 처음엔 남편의 말이 불결하고 충격적이었지만, 그것이 아내인 나와 함께라면, 한번쯤 욕구를 풀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모처럼의 남편과의 외출이 있던 날, 밤 늦게 바에서 술을 먹고 남편과 으슥한 골목으로 갔다. “하고 싶었던 것을 하세요”라고 말하고는 그가 하는 대로 놔 두었다고. 남편은 갑자기 동물처럼 변하더니 그녀를 뒤 돌아 세우고 스커트를 들어올려 속옷을 찢어 버리고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고 한다.

깜짝 놀라 당황했지만, 가슴이 뛰고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낯선 느낌과 함께 엄청난 흥분이 몰려오는 것을 P양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그녀의 이마를 벽에 대고 부딪히면서 상처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고통보다는 그가 옷을 입은 채로 질 속으로 삽입했다가 다시 묻지도 않고 항문삽입까지 감행했기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녀도 자신이 이런 고통을 즐기고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통과 함께 그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진짜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마조히스트 성향이 있었다는 것을 그때 발견했다고 한다.

SM 커플, 한계는 없나?

성적 취향이 독특한 부부일수록 한계를 느낄 가능성을 더 염두 해두어야 한다고 본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욕구가 생기고,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불만이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부생활에 있어 새로운 섹스에 대한 연구나 시도는 언제나 발전적인 관계를 만들어 주며 그것 자체로서 부부생활에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욕구에 관심을 가지고,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많은 대화와 합의를 거친 후에 시도하는 것이 바람 직할 것이다.

섹스 토이나 각종 섹스 기구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영화에서 힌트를 얻거나, 소설책에서 영감을 얻어 활용하는 커플들도 많다. 그들에게 섹스는 언제나 특별해야 한다. 꼭 독특한 취향의 커플들 이라서가 아니라, 원래 섹스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부만의 소중한 즐거움이어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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