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아토믹 블론드' 캡처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신작 ‘아토믹 블론드(Atomic Blonde)’를 봤다. 이 영화는 냉전시대 베를린을 주 무대로 한 스파이 액션물이다.

‘아토믹 블론드’는 첩보물임에도 시계 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장면이 자주 등장해 본 코너에서 다뤄보기로 한다.

MI6 요원이 소련의 스파이에게 총으로 살해당하면서부터 영화가 시작된다. 스파이는 MI6 요원을 죽인 후 그의 팔에서 손목시계를 빼앗고 시체는 강에 버린다. 이 시계 속엔 전 세계 스파이 명단을 입력한 칩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스파이 명단이 들어있는 이 시계를 훔쳐 달아난 또 다른 스파이를 잡기 위해 MI6 최고의 요원 로레인(샤를리즈 테론 분)이 급파된다.

각국의 스파이들은 명단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암투를 벌이고, 로레인 역시 동독과 서독을 오가며 미션을 수행한다.

사진=영화 '아토믹 블론드' 캡처
영화 초반부터 중반, 후반까지 이 시계는 ‘아토믹 블론드’의 스토리텔링을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능한다.

영화 중반 로레인은 여러 차례 목숨을 바쳐가며 벌인 사투 끝에 이 시계를 손에 넣는다. 그리고 시계를 분해해 명단이 들어 있는 칩을 확인하는데....

‘아토믹 블론드’를 본 사람들은 영화 속에 나왔던 이 시계가 실존하는 게 아니라 영화를 위한 설정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 시계는 설정이 아니라 칼 F. 부케러는 스위스 독립 브랜드 워치다.

1888년 스위스의 루체른에서 출발한 칼 F. 부케러는 창립 이후 지속적으로 가족 경영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영화 '아토믹 블론드' 캡처
칼 F. 부케러는 파트라비(Patravi), 마네로(Manero), 그리고 여성라인인 아라크리아(Alacria) 등이 중심을 이룬다. 특히 라운드와 토너 형태에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기능이 결합된 파트라비 라인은 칼 F. 부케러의 기술력을 대표한다. 그중 ‘파트라비 크로노 그레이드’는 크로노그래프-플라이백-빅 데이트-애뉴얼 캘린더-파워리저브-레트로 그레이드 아워 디스플레이 기능까지 첨단 시계 기술력이 집약된 모델이다. 칼 F. 부케러가 개발한 CFB A1000 무브먼트는 중앙에 위치한 로터를 바깥쪽으로 배열하는 색다른 시도를 했다. 이렇게 하면 시계의 복잡한 내부 장치들을 외부에서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CFB A1000에는 DSA(Dynamic Shock Absorption)라는 충격흡수 방지 장치가 있어 로터가 보다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밸런스휠을 쉽고 정교하게 조립할 수 있는 CDAS(Central Dual Adjusting System)를 도입하는 등 기술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으로 칼 F. 부케러는 시계 제조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됐다.

영화에선 칼 F. 부케러 매장에서 스파이끼리 접선이 이루어진다. 또한 스파이가 매장을 나오며 칼 F. 부케러 간판이 크게 보이는 씬도 등장할 정도니 이 영화를 통해 브랜드 홍보만큼은 확실히 된 셈이다.

그동안 시계는 영화에 잠깐 등장하는 액세서리 정도였다. 반면 ‘아토믹 블론드’에선 손목시계가 영화 전반을 이끄는 키포인트다. 정말 오랜만에 이런 스토리텔링의 작품이 등장해 시계 매니아로서 반갑기 그지없었다.

사진=영화 '아토믹 블론드' 캡처
사진=영화 '아토믹 블론드' 캡처
사진=영화 '아토믹 블론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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