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슈퍼리치2' 캡처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 출연해 ‘색다른 웃음’을 선사한지도 벌써 3년째가 되고 있다.

김도균은 ‘불타는 청춘’ 촬영을 위해 전국 각 지역을 돌며 다양한 문화와 환경을 체험하고 배웠다. 이러한 경험은 감성적으로도 김도균에게 큰 자극을 줘 향후 음악 하는데 든든한 밑바탕이 될 것 같다.

대구 출신의 김도균은 헤비메틀 그룹 백두산을 통해 록 기타리스트로 데뷔했다. 20대 시절의 김도균은 현재의 헤비급 체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군살이 없는 슬림한 몸매로 무대를 뛰어다니며 화려한 메틀 플레이를 보여준 것이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김도균은 몸무게와는 관계없이 대식가로 잘 알려져 있다.

나는 지난 1993년 이태원의 비바 아트홀에서 국내 정상급 명 기타리스트 40여명이 모인 ‘슈퍼 기타 잼 세션’ 공연을 기획한 적이 있다. 이 많은 기타리스트가 한 무대에 모여 잼을 한 예는 국내외 대중음악 사상 이게 유일하다.

당시 비바아트홀에는 유명한 모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이곳의 인기 메뉴는 철판복음밥이었다. 이태원 분위기를 살린 서구적인 미감에 한국적인 김치의 풍미를 곁들인 메뉴였는데,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과 스텝진 모두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이곳의 철판복음밥 1인분은 일반 성인이 충분히 포만감을 느낄 만큼의 양이었다. 그런데 김도균은 이곳에서 무려 4~5인분을 단숨에 해결했다. 거기에 술대신 적지 않은 양의 음료수까지 시원하게 ‘흡입’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레스토랑 개점 이래 저런 대식가는 처음입니다. 저분 정말 대단하네요”라는 레스토랑 주인의 한마디가 지금도 생생하다.

김도균은 음 하나에 많은 힘을 실어 긴 호흡으로 연주하는 전통적인 펜타토닉 플레이어다. 지판을 핥듯이 순식간에 수많은 음들을 토해내는 경쾌한 속주와는 거리가 멀다. 184cm의 신장과 큰 손이 연출하는 프레이즈는 거칠고 힘차다.

물론 젊을 때의 김도균은 날렵하고 때론 유머러스한 솔로 프레이즈를 자주 선보이기도 했다.

차가운 인상이 들만큼 완벽한 연주를 하는 뮤지션이 있는 반면 미스 터치조차 필의 하나로 여기며 게의치 않고 즐기는 뮤지션도 있다. 김도균은 후자 쪽이다.

김도균의 이러한 스타일은 잼 세션에서 독특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로큰롤이나 블루스 잼에서 그 진가가 잘 나타난다. 지난 2013년 ‘태안 워터락 페스티벌’에 출연한 김도균은 신대철과 수십여 년 만에 잼 세션을 함께 했다. 이때에도 그의 로큰롤 기타 스타일은 파워풀하고 인상적이었다.

“연주 중 작은 실수는 일종의 오타와도 같은 겁니다. 헤밍웨이도 문학 작업을 하며 오타를 내지만 그게 헤밍웨이만의 간결한 명문장의 기본 의도를 해치지는 않듯이 말이죠.”

김도균은 데뷔 이래 줄곧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만 사용해 왔다. 물론 아주 잠깐 다른 기타를 연주한 적이 있다. 임재범과 함께 하던 록그룹 아시아나(Asiana) 시절 아키라 타카사키로부터 선물 받은 ESP가 그것이다. 아키라 타카사키는 80년대 최고의 일본 헤비메틀 그룹 라우드니스의 기타리스트다. 김도균은 이 기타로 아시아나 데뷔앨범을 녹음했다.

그러나 김도균은 아시아나의 앨범에 대해 아쉬운 점이 무척 많았다. 특히 기타 사운드가 대표적이다. 그는 “기타를 바꿔 레코딩해서 그런지 마치 다른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라며 “기타란 함부로 바꾸면 절대 안 된다는 걸 이때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김도균의 메인 기타는 펜더 본사에서 제작해준 2013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김도균 시그니처 모델이다. 픽업은 던컨(리어)과 디마지오 HS-10(프론트)이 장착되어 있다.

“디스트가 적게 걸린 상태에서 연주하면 이 기타의 진가가 나오며 성격상 클린 톤에 더 적합한 모델입니다.”

예능 프로에 출연하며 이전보다 더 바빠졌지만 그럼에도 연습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다. 스케줄에 따라 불규칙적이지만 일단 한번 기타를 잡으면 평균 2~3시간 이상 연습을 하는 것이다.

김도균이 연습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기초다. 왼손-오른손, 피킹-핑거링 등을 비롯한 기타 연주의 기초는 곧 처음이자 끝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고 그 안에 모든 게 다 들어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지미 페이지, 리치 블랙모어, 토니 아이오미 등을 즐겨 듣는다. 특히 요 근래 지미 페이지의 진가를 재발견하게 되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가 연주한 많은 명곡들 중에서도 ‘Whole Lotta Love’ 리프는 들을 때마다 놀라움과 감동을 줍니다. 그 당시에 이런 리프를 연주했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을 정도죠.”

뮤지션에게 술은 일상 임에도 김도균은 30여년 가까이 술을 멀리하고 있다. 물론 젊을 때 그는 잠깐 ‘로큰롤 라이프 사이클’을 추구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종교(기독교)를 받아들이며 이후 현재까지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감사하며 살자. 모든 것은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경이로운 것이므로”라는 좌우명에서도 김도균의 착하고 반듯한 품성이 엿보인다.

기타리스트·뮤지션으로서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김도균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현 상황에서 기타가 디지털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김도균에게 기타란? “여섯 줄 안에 세상의 모든 모습이 다 들어 있는 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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