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수·이혜영 직접 모댈하며 브랜드 키워
김준희·심혜진 인터넷 쇼핑몰 차별화 실속
황신혜·엄정화 소비자 환상심어 욕구 자극

바야흐로 엔터프라이저의 시대다.

연예인, 즉 엔터테이너들이 이제는 사업가, 즉 엔터프라이저 명함을 들고 다니는 일이 어색하지 않다. 남녀를 막론하고 패션 웨딩 요식업 등 연예인들의 사업 분야는 다양하다.

장기적으로 탄탄히 눈길을 끄는 성과는 단연 여자 스타의 패션업체다. 변정수 이혜영 김준희 심혜진 황신혜 엄정화 등 자신의 브랜드를 탄탄히 키운 여자 엔터프라이저들을 비교해봤다.

# 모델형

여자 스타의 중요한 무기 중 하나는 일반 여자들에게 '닮고 싶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들이 소비하는 물건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그 물건을 사용함으로써 그와 같이 괜찮은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라는 일종의 '환상' 때문이다.

패션 브랜드 중에는 변정수의 엘라호야와 이혜영의 미싱도로시가 이 축에 든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직접 착용하고 홈쇼핑 카달로그에 등장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확 붙잡는다. 이름을 걸었더라도 전문모델에게 옷을 입히는 몇몇 스타들과는 다른 행보다.

이들은 새롭게 론칭한 속옷 브랜드의 모델도 자청하고 있다. 비키니처럼 노출이 심하지는 않지만 상의 속옷 위에 셔츠나 원피스를 살짝 걸치는 정도의 노출은 기꺼이 해 내는 프로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변정수는 최근 나드리화장품과 함께 화장품 브랜드 리히트까지 내놓아 주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지만 날씬하고 세련된 모델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변정수는 처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아줌마들에게 강력히 소구하고 있다.

이혜영의 미싱도로시는 스타 브랜드 성공의 첫 손에 꼽힌다. 이혜영이 직접 입고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의 의상들을 선보여 30대 여성의 변함없는 지지를 얻고 있다. 2004년 CJ홈쇼핑 론칭 이후 4년 연속 연간 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내놓은 속옷 역시 홈쇼핑 방송 분당 평균 600만원을 팔아 치웠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 실속형

변정수나 이혜영이 주로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면 김준희 심혜진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알짜배기로 시작한 엔터프라이저들이다.

김준희는 지난 2006년 에바주니를 오픈해 월 매출 10억원까지 내놓는 수완을 발휘했다. 김준희가 내놓은 에바주니의 장점은 김준희가 직접 디자인한 여성 의류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원하는 여성의 욕구를 자극했다. 실용적이면서도 여성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컨셉트인데다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덕분에 일하는 여성들을 제대로 공략했다.

김준희는 "최근 여성의 소비가 명품 아니면 저가의 실용적인 상품으로 양분화되는 경향이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디자인은 명품 못지 않지만, 가격은 합리적인 덕분에 여성들의 호응을 얻었다. 압구정동에서 수입속옷 매장을 운영해본 경험을 살려 자신만의 컨셉트를 잡아 성공했고,덕분에 지난해에는 남성복 에바멘즈까지 론칭했다.

1990년대 세련미의 대명사였던 심혜진은 '3040 여성'을 위한 오드리J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내놓았다. 심혜진은 경기도 자택에서 1주일에 3번 가량 서울 한남동의 사무실에서 '대표'로서 업무를 본다.

심혜진은 "소량만 생산해 매진된 뒤에는 다시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이미지보다는 '나만의 옷'이라는 특징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심혜진은 웨딩샵을 경영했던 경험을 살려 '재고 없는 쇼핑몰'로서 실속을 차리고 있다.

# 환상형

'컴퓨터 미인' 황신혜와 '섹시 디바' 엄정화는 사실 친근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스타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엔터프라이저로서 오히려 소비자에게 '환상'을 심어주면서 소비자의 업그레이드 욕구를 자극해 성공하고 있다.

황신혜는 GS홈쇼핑에서 '스타일 바이 시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엘리프리를 선보였다. 40대를 훌쩍 넘은 나이지만 20대 못지 않은, 군살없는 몸매가 주는 맵시가 여성 소비자의 넋을 빼 놨다. 황신혜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꾸준히 소비자 '관리'까지 하고 있다.

엄정화는 '섹시미'의 대명사답게 아예 지난해 속옷 브랜드로 시작했다. 엄정화의 코너스위트는 홈쇼핑에서 회당 5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정화가 입은 속옷은 주부들에게 '엄정화처럼 섹시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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