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 미니시리즈 (극본 김은숙ㆍ연출 신우철)가 방영된 후 가장 자주 듣는 물음이 '정말 연예인이 그래요?'라는 질문이다. 대답은 '어느 정도?'다. 업계 한 사람으로서 가 묘사하는 출연진의 모습은 현실성을 담보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들 정말 그래요?' 라는 질문에는 역시 '글쎄'다.

는 방송사의 면면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김은숙 작가와 제작진의 사전 조사가 빛났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에서 보여지는 연예인과 기자의 관계는 적대 관계, 혹은 방관자처럼 보여진다. 하지만 이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기자가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징검다리라고 한다면, 연예부 기자는 연예인과 대중을 연결하는 징검다리다.

기자가 얕은 지식으로 알은 채를 하거나 강압적인 인터뷰를 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서로의 단점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은 과장을 넘어섰다.

극중 신문 1면을 장식한 '오승아 섹스 비디오'라는 제목도 전혀 언론매체의 현실을 담지 못하고 있다. 이전에 불거졌던 여러 사례들을 살펴봐도 '정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000의 섹스비디오' 라는 제목을 붙였던 경우는 없다.

정확한 증거가 있는 경우에도 이니셜 등을 통해 가능한 신분노출을 자제하는 것이 관례다. 실상 사실 확인도 안된 상태에서 실명으로 소문을 쓸 경우 소송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연예계란 수 많은 루머와 진실이 복잡하게 뒤섞인 곳이다. 기자의 역할이란 그 속에서 진실을 골라 전달하는 것이다. 연예기자는 소문을 확인할 뿐, 증폭시키지 않는다. 에서 루머(극중 오승아의 섹스비디오는 루머에 불과했다)를 확산시키는 일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금기 사항이었다.

드라마에서 극의 흐름을 위해 언론을 노출해야 한다면 그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있어야 했다. 현실성을 전혀 담보하지 못한 채 언론을 잘못 표현했을 경우 그로 인한 오해와 편견은 고스란히 기자들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드라마로 인해 불거진 오해는 열심히 현장을 뛰는 기자들의 자존심에 큰 생채기를 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