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원ㆍ매니저 구속 시점
경찰, 왼쪽손목서 자살시도 흔적 발견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정다빈(27.여.본명 정혜선)씨가 지난해 10월에도 자살을 기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씨의 남자친구 이모(22)씨에게서 "4개월 전쯤 여자친구가 손목을 그어 자살하려고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실제로 숨진 정씨의 왼쪽 손목에서 날카로운 흉기로 여러 차례 그은 듯한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이 상처가 4개월 전 자살을 기도한 흔적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팔목에 조금씩 상처가 나 있기는 하지만 깊게 베이지는 않은 것같다. 확 그은 것이 아니라 자살을 망설이면서 생긴 주저흔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씨 어머니 등 유족들은 이씨의 진술이 나오기 전까지 정씨가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 진술에 따르면 정씨는 작년 10월 이씨와 통화를 하면서 "나 죽는다"는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고, 이를 걱정한 이씨가 정씨의 집에 도착해보니 손목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당시 정씨는 경기도 광주 집을 나와 서울에서 원룸을 얻어 혼자 생활하고 있었으며 데뷔 시절부터 함께 활동해 온 매니저 K씨의 구속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이씨는 말했다.

정씨는 같은 해 9월말 급성 신우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고 어머니도 계속암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점 등에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상당히 쇠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자살에 대해 "요즘 일거리가 없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지난해 매니저의 구속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는 주변 진술 등으로 미뤄 지난해 첫 번째 자살 기도 이후에도 매니저 구속과 일 문제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결국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자살 동기와 배경 등을 정확히 가리기 위해 사망 직전인 10일 새벽 정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2명과 소속사 대표 등을 이날 오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보강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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