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노는거야! 그냥 그게 재미있을 뿐!"…인기 방송인으로 급부상

[엔짱] 노홍철 "'놀기' 전공이라 '노박사' 됐지"
"난 그냥 노는거야! 그냥 그게 재미있을 뿐!"…인기 방송인으로 급부상

 • 노홍철, 헤어진 여친과도 쿨하게~

“누나, 난 연예인이 아니야. 난 그냥 반짝 인생일 뿐이야!’

‘닥터 노’ 노홍철은 대뜸 기자에게 ‘누나’라며, 반말로 정신을 쏙 빼놓는다. 속사포처럼 터지는 달변. 방송 프로그램에서나 그 밖에서나 똑같다.

혹자는 이런 모습이 ‘컨셉’이 아니냐고 하지만, 단언컨대 ‘닥터 노‘는 기자가 만난 연예인 가운데 가장 산만하면서도(?) 한결 같은 사람이다. 그의 붙임성은 사람을 일순간에 무장해제시키는 힘이 있다. ‘닥터 노‘의 세계 속으로, 그렇다면 이제, ‘좋아~, 가는 거야~’.

# '노 박사' 전공이 뭐냐고?

노홍철이 ‘노 박사’가 된 사연은 이렇다.

그의 집안은 일명 ‘수학 방정식’ 같이 정석에 부합했다. 대기업을 다니는 아버지와 가족 밖에 모르는 어머니의 작은(?) 바람은 두 아들이 ‘박사’가 되는 것이었다. 노홍철의 형은 부모의 바람대로 KAIST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러나 노홍철은 그렇지 않았다.

“박사가 뭐 별거 있어? 나는 노는 걸 좋아하니까 ‘놀기’ 전공에 ‘노 박사’가 됐지. 노는 거라면 ‘A+’도 자신 있어. 우리 엄마가 나만 보면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하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이제는 장학금받는 형보다도 내가 돈도 더 많이 벌어 용돈도 드려.”

노홍철은 중학교 때부터 노는 데에는 빠지지 않았다. 그렇게 놀다 보니 고등학교 시절 한 살 후배였던,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와 친해지게 됐고, 개코는 노홍철을 자신의 콘서트에 초대해 즉석 ‘노홍철 쇼’를 마련해 그를 무대에 세웠다.

“얼떨결에 무대에 섰어. 그냥 평소 놀던 대로 노는 건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야. 泳宕湧?내가 무대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응원하는데, 난 열심히 하는 게 정말 아냐, 그냥 노는 거야. 그런데 그게 즐겁고 재미있을 뿐이야. 재미 없어지면 언제 방송 그만둘지 나도 몰라.”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산만한 말투와 독특한 옷차림에 매료된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한동철 PD는 지난해 여름 그를 서울 홍대 앞 클럽에서 즉석 캐스팅했고, 노홍철은 m.net의 ‘닥터 노의 즐길거리’ ‘슈퍼 바이브 파티’에서 ‘초절정 인기 VJ’로 급부상, 현재는 MBC ‘놀러와’ ‘서프라이즈’ 등 8~9개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활약하고 있다.

# 홍철 동산으로, 좋아 가는 거야~

노홍철은 하루 아침에 ‘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데뷔 2개월 만에 MBC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쇼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연예계는 지금 노홍철 잡기에 혈안이 돼있을 정도다. 대형 매니지먼트사 2, 3곳에서 영입 제의가 왔지만, 노홍철은 ‘난 연예인이 아니야’라는 이유에서 고사했다.

“이제 스케줄이 많이 생겨서 혼자 전화받느라 정신 없어. 매니저가 있으면 편하긴 할 것 같은데, 어디 한 군데 소속돼서 활동하는 건 아주 부담스러워. 나 같은 반짝 인생이 언제 다른 데로 튈지 모르는 건데, 그냥 아직은 혼자가 편해.”

노홍철은 ‘연예인’이 되기 전, ‘사업가’의 길을 걸어왔다. 현재 홍익대 기계정보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지만 그는 군 제대 후 파티 용품을 수입,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꿈과 모험의 홍철동산’ 대표와 중국 여행전문사 ‘홍철투어’의 CEO였다. 활발한 성격 덕에 ‘닥터 노의 성격 클리닉’을 차려 ‘성격 개조술’로 짭잘한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군대 갔다 와서 창피하게 부모님께 용돈 타쓸 순 없잖아. 동대문에서 물건 떼어다가 파니까 대박나던데. 지금은 ‘홍철’이란 이름 걸고 캐릭터 사업을 해보고 싶어 연구 중이야. 세상에 할 일이 널려 있어서 나도 정신이 없어.”

노홍철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좌우명을 말해주며 입을 떡하니 벌린 미소와 함께 사라졌다.

“내 생활 신조가 뭔지 알아? ‘If It’s Not Fun, Why Do It’이야. 재미없는 건데 왜 해? 인생 뭐 있어? 가는 거지. 그럼 둘! 셋!”

/이인경기자 lik@sportshankook.co.kr

/사진=홍기복기자



입력시간 : 2005-03-2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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