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의 상업화를 경계하라.”

홍콩의 왕가위(50) 감독이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왕가위 감독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했다. 올해로 6번째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는 왕가위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항상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있다.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여기가 상업화된 장소가 되질 않길 바란다. 지금의 진심과 열정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왕가위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 13회의 영화제 총 6편의 작품을 출품했다. 왕가위 감독의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과 폐막작에 모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2004년 제9회 영화제에서 영화 이 개막작으로 상영됐고, 2000년 제5회 영화제 폐막작으로 가 상영됐다. 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작의 영예를 모두 안은 유일한 감독이다.

왕가위 감독은 ‘아시아 영화계의 영웅’이라 불리는 것에 대한 느낌을 묻는 질문에 “같은 물건도 쓰는 이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나를 ‘아시아의 영웅’이라고 하지만, 지금에 오기까지 개인적인 노력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나만 영웅이라 불리는 것은 옳지 않다. 영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모두가 영웅이다”고 자신을 낮췄다.

왕가위 감독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지난 1994년작 을 재편집한 를 가지고 팬들과 만났다. 배우 장국영 양조위 임청하 장학우 등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왕가위 감독은 “이 없었다면 홍콩영화계에 독립영화가 없었을 것이고 이후 내 영화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은 아직도 그대로다. 그 분들은 늙지 않았다. 아직도 그 분들과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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