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연 흥행만큼 아쉬움 커… 기회 되면 연출 공부도

"영화를 좋아하던 관객에서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가 됐죠."

배우 김범은 우연한 기회에 연예인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배우 최민식과 전도연이 각각 영화 와 로 남녀 주연상을 차지한 2004년 이 김범의 인생을 바꾼 잔치였다. 당시 지인의 초대로 현장에서 을 관람하던 15세 김범은 배우들의 모습을 보며 직접 그 자리에 서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냥 놀러 간 자리였어요. 2층 객석에 앉아 있는데 1층에 한 자리에 모여있는 유명 배우들이 보였죠.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하고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을 보고 그 속에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영화 연극 방송 가릴 것 없이 오디션에 응시했어요. 소속사도 제가 직접 나서서 찾아 다녔어요."

김범은 올해 초 영화 에 이어 최근 개봉된 공포 영화 (감독 창ㆍ제작 워터앤트리ㆍ이하 고사>의 공동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중 맡은 배역은 반항적인 고등학생 강현. 전작인 MBC 시트콤 과 에서 각각 엉뚱하고 순진한 고교생으로 출연했던 터라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과연 제 이미지와 연기가 공포 스릴러와 어울릴까 하는 의심이 들었죠. 많은 분들에게 저를 알린 의 밝고 엉뚱한 캐릭터와 상반되니까요. 무조건 감독님을 믿고 따랐어요. 제 이미지에 맞는 것을 따지기 전에 영화 상에서 캐릭터의 개연성을 먼저 생각했죠."

공포 영화를 촬영한 배우가 반드시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귀신을 봤나'다. 김범은 "그런 적은 없다"고 싱겁게 답했다. 하지만 극중 죽게 되는 설정의 김범은 영화를 촬영하며 색다른 경험을 했다. 바로 영정 속 자신과 마주보는 일이었다.

"과연 내가 죽으면 누가 울어줄까 생각해 볼 때가 있잖아요. 극중 죽은 친구들의 영정 사진이 쭉 나열되고 슬픈 분위기 속에 촬영이 진행되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보통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죽거나 사고사할 경우 평사시 웃는 모습을 영정 사진으로 쓴다고 해요. 영정 속 웃는 모습을 바라보며 저는 웃을 수가 없더라고요."

첫 주연작을 맡은 김범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그 결과 는 개봉 한 주만에 전국 관객 60만 명을 동원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욕심이 컸던 터라 아쉬움도 크다. 편집의 과정에서 애쓰고 공들였던 부분이 적잖이 잘려 나갔기 때문이다. 편집이 배우의 숙명이라지만 속상한 마음까지 금할 길은 없다.

"제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잖아요. 하지만 자신의 연기를 보는 배우의 욕심과 작품 전체를 보는 감독의 의중은 다르니까요.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서인지 연출에도 관심이 많아요. 우선은 연기로 인정을 받은 후, 기회가 되면 연출에도 도전해 보려고 해요."

지금껏 MBC에서 줄곧 작품을 선보인 김범의 차기작 역시 MBC 드라마다. 김범은 MBC 월화 특별기획 (극본 나연숙ㆍ연출 김진만)에서 배우 송승헌의 아역을 맡아 짧고 굵은 연기를 펼친다. 하지만 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 방송되는 터라 당분간은 올림픽을 즐기려 한다.

"촬영은 거의 마친 상태예요. 우선은 열심히 응원해야죠. 특히 축구에 관심이 많아요. 중학교 때까지 약 6년 정도 축구를 했었거든요. 한 때는 직업으로 삼을까 생각했을 정도예요. 요즘도 절친한 배우 김혜성과 일요일마다 함께 축구를 하곤 해요."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