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보'서 바보 승룡이 역 열연

배우 차태현(32)이 수개월 동안 바보 승룡이로 살았던 기간의 행복함을 토로했다.

영화 '바보'(감독 김정권, 와이어투와이어필름)의 주연 배우인 차태현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에서 열린 영화의 시사회에서 "정말 이상한 얘기지만 내가 연기를 했는데도 (영화 속)승룡이를 보며 너무 사랑스럽고 맘에 들었다.

그냥 마냥 좋고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이전 작품에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한 연기를 보며 진짜 승룡이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짠한 마음이 자주 들었다. 생뚱맞은 장면에서 슬프기도 하고. 아마 원작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바보'는 인기 만화가 강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연탄가스에 중독 돼 바보가 된 청년 승룡이(차태현)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며 동생 지인이(박하선)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이야기를 다뤘다. 해외로 유학 간 10년 전 짝사랑 지호(하지원)가 돌아와 승룡이를 자상하게 대해 주고 친구 상수(박희순)와의 우정도 깊어 가는데 동생 지인이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위기가 닥치는데….

영화 내내 때가 꼬질꼬질하게 낀 겨울 잠바와 주황색 추리닝 한 벌에 때에 전 운동화 차림으로 더없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바보 청년 연기를 펼친 차태현은 "승룡이가 나에게 참 잘 어울렸다. 바보 역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 승룡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친구들의 모습을 비디오로 연구한 적이 있는데 실제 모델로 삼지는 않았다. 원작의 승룡이가 그대로 스크린에 나올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캐릭터를 위한 준비로 8kg의 체중을 늘린 차태현은 "밤에 라면에 치즈 하나 넣어서 먹고 과음하며 살을 찌웠다. 워낙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체중을 불리는 데는 고생이 없었다. 오히려 당시 결혼을 앞둔 상태라 빼는 것이 더 신경 쓰였다. 결국 살을 빼는 데는 죽으라고 뛰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결국 4kg밖에 못 빼서 결혼식 사진이 통통하게 나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12월 득남해 아빠가 된 차태현은 "'바보'는 지금껏 찍은 작품 중 몸 고생은 가장 심했지만 마음만은 너무 행복했다. 아빠가 되서 그런지 가족에 대한 사랑이나 따뜻함 같은 내용이 남다르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영화 '바보'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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