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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두산 베어스의 ‘라스트 댄스(마지막 춤)’에 흥은 없었다.

두산은 24일 NC 다이노스에 4패(2승)를 당해 한국시리즈(KS) 정상 자리를 내줬다. 정규시즌 3위로 시작해 준플레이오프(LG트윈스)와 플레이오프(KT위즈)를 차례로 뚫고 올라왔지만 축포를 터트리지 못했다. 6년 연속 KS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허무하게 왕좌 자리를 놓치지 않은 건 위안거리다.

두산은 1차전을 내줬지만, 2·3차전 승리를 내리 쓸어 담으며 KS 우승에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체력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터져야 할 타선이 얼어붙으면서 두산은 4~6차전 승리를 헌납,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을 마무리한 두산은 최대 9명의 선수를 FA(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 오재일, 김재호,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등 주전 야수들을 비롯해 투수 유희관, 이용찬, 이현승 등이 그 대상이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인도한, 두산 왕조 시대를 열었던 선수들이다.

사실상 두산이 9명의 선수를 모두 붙잡는 건 어렵다.

정수빈. 스포츠코리아 제공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 멤버로 두산은 최정상에 서고 싶었다.

정수빈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형들이 '이번이 정말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했다"며 "많은 선수들이 남으면 좋겠지만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FA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 좀 더 뭉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달 초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오재원도 “동료들과 '함께 뛰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농담을 주고받는다.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며 FA를 앞두고 가을야구를 치르는 소감을 전했다.

김재호는 “많이 의식하고 있다.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크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이렇게 좋은 멤버로 앞으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이제는 그게 고민이 되는 시기가 됐다. 좋은 추억을 길게 가져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두산이었지만, 아쉬운 결과를 냈다. NC에 우승을 내준 데 이어 KS 최다·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25이닝) 무득점 기록를 떠안았다.

그러나 졌지만 잘 싸운 두산이다.

정규시즌 3위로 시작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상당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여정이다. 그 속에서도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체력을 비축해 놓은 NC를 상대로 2승이나 빼앗았다. ‘졌잘싸’ 평가가 아깝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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