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이동욱 감독(오른쪽)과 양의지.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고척=윤승재 기자] 부임 당시엔 무명에 가까웠다. 선수 시절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이른 시기에 은퇴했고, 이후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지만 그의 이름을 아는 이는 많이 없었다.

하지만 그랬던 코치가 이젠 우승 감독이 됐다. 지난 2019년 제2대 감독으로 선임돼 부임 2년차에 거둔 쾌거였다. NC의 창단 첫 우승과 통합우승을 일궈낸 우승 감독이 됐다.

선수 시절에도 코치 시절에도 무명에 가까웠던 이동욱 감독이었다. 199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로 데뷔한 이동욱 감독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2003년 29세의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이후 30세의 젊은 나이에 롯데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오른 이 감독은 2007년 LG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다 2011년 NC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팀의 수비 지도를 담당했다. 이후 7년 동안 코치로서 선수들을 지도한 이동욱 감독은 2019년 감독으로 선임돼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3년 당시 이동욱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코치 시절부터 수비는 물론 데이터 분석과 활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동욱 감독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이동욱 감독은 신들린 수비 시프트로 NC의 수비를 환골탈태시켰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조언과 지도로 선수들과의 소통에도 힘썼다.

여기에 선수 시절 실패 경험이 오히려 지도자로서 성공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자신이 선수 시절 겪었던 시행착오를 선수들이 되풀이하게 하지 않기 위해 지도 방법을 더 연구했고, 어린 나이에 지도자의 길을 시작한 덕에 선수들과 더 많이 부딪치면서 마음을 여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했다.

선수들과 믿음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쉽게 다가와 이야기할 수 있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했다. 여기에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선 행여나 자신의 인터뷰로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피해가 갈 법한 답변은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자신의 전술이 상대방에게 들키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선수들을 챙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침묵이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제2대 감독으로 취임한 이동욱 감독. ⓒNC다이노스
이 감독은 "잘하는 사람이 잘 돌아가게 만드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선수들에게 자율을 주면서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갖게 하는 데 중점을 뒀고, 선수들이 책임을 갖고 자기 뜻대로 하게 했다. 그렇게 선수들과 믿음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선수들이 잘 따라준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언젠가 이 감독은 자신이 ‘인복 많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좋은 선수들과 좋은 프런트, 좋은 구단주가 있다면서. 하지만 NC에 감독이라는 인복이 없었다면 우승할 수 있었을까. 이젠 우승 감독으로서 사령탑 커리어를 이어나갈 이동욱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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