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다이노스
[스포츠한국 창원=윤승재 기자] “좋은 선수들, 좋은 코치들 만나고, 좋은 구단주님까지…전 인복이 참 좋은 것 같네요.”

NC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이 부임 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NC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이동욱 감독은 부임 2년 차에 정규시즌 우승을 거두는 대업적을 일궈냈다. 2019시즌을 앞두고 NC다이노스 제2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동욱 감독은 부임 첫 해 팀을 가을야구에 복귀시킨 데 이어, 2020년에는 팀을 정규시즌 가장 높은 자리에 올려 놓았다. 2년차 감독이 일궈내기엔 쉽지 않은 대업적이다.

경기 후 만난 이동욱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모습이었다. 경기 전 브리핑 때마다 다소 경직된 표정과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던 모습과는 달랐다. 우승 확정 후 만난 이동욱 감독의 얼굴엔 한층 편해진 미소와 후련함이 느껴지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승리로 우승을 확정지었으면 좋았겠지만, 무승부로 일궈낸 우승도 충분히 값졌다. 이동욱 감독은 무승부 확정 당시를 회상하면서 “사실 무승부가 돼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습니다. 12회초 마치니까 환호성이 들려서 그 때 알았습니다. 매니저가 알았는데도 부담 가질까봐 일부러 이야기 안했다고 하더라고요”라며 머쓱해 했다.

이어 그는 “생각해보니 무승부와 인연이 깊네요. 작년에도 두산전 무승부로 5위를 확정했는데, 올해는 무승부로 우승을 하게 되고..”라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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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비결에 대해 묻자, 이동욱 감독은 “코치와 선수, 프런트 삼박자가 잘 맞아들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시즌 중반 공백이 생기는 부분들에 젊은 선수들이 정말 잘 채워줬죠. 여기에 트레이드도 적중했고, 그와 동시에 임창민, 김진성 등 고참 선수들도 같이 올라오면서 우승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마음속의’ 정규시즌 MVP를 꼽아달라는 질문엔 허허 웃으며 “캡틴(양의지)”을 꼽았다. 이동욱 감독은 “캡틴이 가장 고맙습니다. 처음 주장을 하면서 개인 성적을 떠나 속상한 일도 많았을 거고 고생을 정말 많이 했을텐데 묵묵히 잘해줬습니다”라면서 양의지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 이동욱 감독은 부임 당시엔 무명에 가까웠다. 선수 시절엔 빛을 발하지 못했고 이른 시기에 은퇴해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온 이동욱 감독은 2011년 NC다이노스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팀의 수비 지도를 담당했다. 그리고 이동욱 감독은 수 년이 지난 2019년 제2대 감독으로 선임된 뒤에야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그랬던 무명의 지도자가 감독 부임 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대업적을 달성했다. 비결이 뭘까.

이에 이동욱 감독은 “선수들과의 좋은 관계가 많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선수들의 성향이나 현 상황 등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았죠”라며 그 비결을 전했다. 또한 선수 시절에 겪은 실패 경험으로 선수들을 더 이해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멘탈과 심리에도 관심을 갖게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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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감독은 "잘하는 사람이 잘 돌아가게 만드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면서 ”선수들에게 자율을 주면서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갖게 하는 데 중점을 뒀죠. 선수들이 책임을 갖고 자기 뜻대로 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선수들과 믿음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선수들이 잘 따라줬습니다"라며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코치들과 프런트, 그리고 김택진 구단주를 향한 감사의 뜻을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동욱 감독은 “우승 확정하고 구단주님이 수고 많았다고 고맙다고 말씀하셨어요. 오늘은 여기 야구장에 있는 선수와 코치들의 날이지만, 고생 많았던 프런트들도 우승을 함께 만끽하는 모습 보니까 뿌듯했습니다. 부족한 것들에 대해 언제든지 이야기하라고 하고 현장 지원을 많이 해주셨던 부분들이 팀이 강하게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좋은 구단주 만나서 좋은 구단에서 좋은 성적을 낸 걸 보니 전 참 복이 많은 감독 같아요. 누가 저보고 사람 복은 많다고 하던데”라며 껄껄 웃었다.

이제 NC는 한국시리즈를 바라본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11월 17일까지 이동욱 감독은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자 할까. 이동욱 감독은 “큰 경기는 조그만 수비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수비와 주루 등 세심한 플레이들을 정리해야 할 것 같고, 투수들은 컨디션 유지, 타자들은 연습경기로 감각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시즌 감각을 안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 목표죠”라고 말하며 한국시리즈 필승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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