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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롯데자이언츠의 가을야구 도전이 또 무산됐다. 2017시즌 이후 세 시즌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다.

롯데는 지난 21일 문학 SK전 3-11 대패로 올 시즌 가을야구의 꿈을 완전히 접어야 했다. 포스트시즌 트래직 넘버 ‘1’을 남기고 실날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롯데는 같은 날 열린 5위 경쟁팀 KT의 삼성전 승리로 롯데의 가을야구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올 시즌 새 단장-감독 체제로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던 롯데였다. 적재적소의 외부 영입(지성준, 안치홍)에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스트레일리, 마차도)의 합류, 그리고 허문회 감독의 자율 야구와 관리 야구로 밝아진 선수단 분위기는 롯데의 시즌 전망 역시 밝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지만 실전은 달랐다. 개막 5연승으로 깜짝 선두를 달렸던 시즌 초반과는 달리, 이후 롯데는 부침을 거듭하다 하위권으로 수직하강했다. 시즌 초반 롯데는 허문회 감독의 철저한 계획 하에 선수들의 자율 야구와 체력 관리에 역점을 두긴 했지만, 그 사이 불펜 운용이나 대타 투입 등 세세한 작전에서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쌓을 수 있었던 승수를 쌓지 못하고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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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롯데 허문회 감독과 선수단은 시즌 중후반 반등을 자신했다. 시즌 초반의 관리 야구가 리그 전체가 체력적으로 힘들어 할 시즌 중후반 때 빛을 발할 것이라는 자신감이었다. 허문회 감독이 말한 ‘8치올(8월이면 치고 올라간다)’이라는 단어도 이 확신에서 비롯된 말이었다.

하지만 역시 실전은 달랐다. 선수단 전반적으로 부담이 골고루 분배될 줄 알았던 허문회 감독의 체력 관리는 일부 선수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고, 확고한 주전 일변도에 2군 선수 기용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1군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가중됐다. 일부 주축 선수들의 예상치 못한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플랜B가 없었다는 점도 아쉬웠다.

결국 시즌 후반 터닝 포인트를 만들지 못한 롯데는 ‘음력8치올(음력 8월이면 치고 올라간다)’을 실현하지 못하고 가을야구 도전을 접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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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수확이 아예 없었던 한 해는 아니었다. 일단 선수단 분위기가 바뀌었다. 허문회 감독의 허물 없는 소통과 자율성 부여가 지난 시즌 최하위로 떨어질대로 떨어진 선수단 분위기를 확 끌어 올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냈다. 선수 개개인이 자신만의 확실한 방향과 목표를 정립하면서 동기부여로 이어간 것도 이전보다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또 이번 시즌을 통해 3루수 한동희가 꽃을 피웠고, 지난 시즌까지 제일 큰 문제로 거론됐던 안방 문제도 김준태, 정보근의 안착으로 어느 정도 고민을 덜어냈다. 정훈과 오윤석의 반등 역시 반가웠고, 선발 이승헌과 마무리 김원중의 발견도 올 시즌 최대 수확 중 하나다.

여기에 이번 신인 계약을 통해 포수 손성빈과 함께 투수 김진욱, 외야수 나승엽이라는 투타 최대어를 모두 품에 안았다. 비록 올 시즌엔 가을야구 진출엔 실패했지만,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단단해진만큼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롯데의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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