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키움히어로즈의 잔여 시즌은 ‘파격’으로 끝날까, ‘파국’으로 끝날까.

키움은 8일 “손혁 감독이 지난 7일 고척 NC전 종료 후 김치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감독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라면서 “구단은 내부 논의를 거쳐 8일 손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는 ‘최근 성적 부진’이다. 손혁 감독은 구단을 통해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라면서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기대가 많았을 팬들께 죄송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물음표는 여전하다. 리그 3위,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서 나온 사퇴 결정에 구단의 사의 반려 의사, 또 자진 사퇴임에도 연봉을 보전하고 후임 감독으로 프런트 인재를 내세웠다는 점 등 의문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과연 자진 사퇴였을까부터가 의문의 시작이다. 성적 부진이라고는 해도 손혁 감독은 리그 ‘3위’ 감독이다. 2위와도 1경기 차밖에 나지 않고,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시권이다. 그런데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를 했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자진 사퇴’임에도 ‘감사 표시’로 잔여 연봉을 지급한다는 것 역시 과연 자진 사퇴였을까라는 물음표를 남긴다.

이미 히어로즈는 지난해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 놓은 장정석 감독과의 재계약 불발 문제로 내홍을 치른 적 있다. 그리고 그렇게 선임된 인물이 손혁 감독이었다. 하지만 손 감독 역시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은 감독임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시기에 석연치 않은 과정으로 지휘봉을 내려 놓으면서 의문을 자아냈다. 파격에 파격,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키움이다.

그 가운데 키움의 후임 선정도 파격적이다. 키움은 손 감독 후임으로 홍원기 수석코치 등 현장인사로 분류되는 코치들이 아닌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 새로 선임된 김창현 감독대행은 2013년 구단 전력분석원으로 입사해 현재까지 8년간 프런트 생활을 경험한 코치. 그야말로 파격적인 대행 선임이었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며 강팀의 반열에 오른 키움이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된 시점에서 파격에 파격을 거듭하며 다소 어수선해졌다. 전력 및 성적과는 별개로 감독 선임 및 구단 운영 등 키움의 행보는 실망에 가깝다는 평가다. 파격에 파격이 계속되고 있는 키움의 2020시즌은 어떻게 끝이 날까. 파격 행보가 말그대로 파격으로 끝날지, 파국으로 끝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