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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132경기 73승 58패 1무, 리그 3위. 하지만 손혁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키움은 8일 “손혁 감독이 지난 7일 고척 NC전 종료 후 김치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감독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라면서 “구단은 내부 논의를 거쳐 8일 손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는 ‘최근 성적 부진’이다. 손혁 감독은 구단을 통해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라면서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기대가 많았을 팬들께 죄송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말 ‘성적 부진’이 다였을까. 올 시즌 손혁 감독은 코로나19라는 변수, 그리고 윤영삼의 불화 및 성추행 파문, 박병호의 부상 등 숱한 내홍을 겪고도 팀을 상위권에 올려 놓았다. 물론, 세부적인 전술과 전략 면에서 아쉽다는 평가도 많았지만, 올 시즌 만큼 많은 변수속에서 팀을 상위권에 올려 놓는다는 일은 여느 감독도 쉽지 않는 업적이다. 그러나 손혁 감독은 사퇴의 변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들며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그러나 사퇴 시기를 봤을 때 의문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키움은 현재 2위 KT와 4위 LG와 한 경기 차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1위 NC(9경기 차)를 추격하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그것도 12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는 건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현재 손혁 감독의 사퇴에 구단의 입김 혹은 손 감독의 무책임함이라는 무수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키움의 결정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감독이 자진 사퇴 결정을 내렸다고 설득보다 하루 만에 그 사의를 받아 들였다는 점과, 후임에 현장 경험이 적은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내세웠다.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 감독과 결별하고, 포스트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감독과 결별하는 파격에 파격을, 충격에 충격을 더한 결정을 거듭하고 있는 키움의 행보다. 계속되는 운영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키움이 잔여시즌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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