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성. NC 제공
지난주 칼럼에서 심판들의 잦은 오심이 프로야구의 상품성을 훼손시킨다고 지적했지만 사실은 상품의 품질을 결정짓는 건 선수단(선수+코칭 스태프) 요인이 훨씬 크다. 선수단이 생산 주체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5일 KBO 리그 개막이후 야구 종주국인 미국 야구 관계자및 팬들의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무관중이긴 하지만 당당히 정규 144경기를 치르고 있는 탓이다. 메이저리그 개막은 7월초도 힘든 상황이어서 시차가 13~16시간이 나는데도 미국 팬들 수십만 명이 매일 ESPN 중계를 통해 KBO 리그를 지켜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면 상상도 못할 현실이다. 미국 팬들이 마이너리그의 더블A~트리플A 수준인 KBO 리그에 대해 그간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야구 갈증’ 해소를 KBO 리그 관전으로 대신하고 있는 것. 그야말로 ‘꿩대신 닭’이다. 물론 메이저리그가 정식 개막되면 KBO 리그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 들겠지만, 메이저리그 개막전까지라도 선수단은 열과 성을 다해 KBO 리그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경제전문 일간지인 월 스트리트 저널이 “BTS, 기생충에 이어 한국 야구가 왔다!”고 대서특필한 만큼 경제, 스포츠, 문화 등 한국의 각 분야 마케팅 활동이 날개를 달게 됐다. 그 중요한 사명을 KBO 리그 선수단이 짊어지게 됐다. 수준높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및 팬들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박진감넘치는 플레이를 잔뜩 선보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예전과 같은 내용이 재현되고 있다. 박종훈(SK), 서준원(롯데) 등 정통파 투수보다 투구 모션이 거의 1초가 느린 사이드암 및 언더핸드 스로가 등판함에도 과감히 도루를 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부상을 우려해서다.

잠실 야구장. 연합뉴스 제공
희생 플라이를 틈타 홈으로 뛰는 3루 주자를 잡기 위해 외야수가 던지는 홈 송구는 스리 바운드가 일쑤고 방향도 엉망이다. 외야수가 던지는 공을 잡은 커트맨(내야수)의 어이없는 홈 송구는 두눈뜨고 볼수 없을 지경이다.

포수까지 겨우 30~40m인데도 정확히 포수에게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커트맨은 두세명중 한명꼴이다. 지난달 22일 롯데전에서 키움 유격수 김혜성은 외야수의 중계된 볼을 포수가 아닌 포수와 1루수 중간으로 던져, 보는 이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선동열과 최동원의 에이스급 대결이 아닌데도 2,3회부터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는 모습을 메이저리그 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대만 프로야구가 낫다고 여기지 않을까. TV 중계로 봐도 확실한 아웃인데도 판독 요청 횟수가 남았다고 쓸데없이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지난 6일 수석 코치 등 코치 4명을 2군 코치와 교체 발령도 내지 않은 채 1군에서 말소시키고 경기를 치렀다. 아마 특정 코치의 2군행을 지시한 구단에 대한 반발인 것으로 보이지만, ESPN 해설위원을 통해 배경설명을 들은 메이저리그 팬들은 어떤 표정일까(한 감독, 7일 경기후 자진 사퇴).

NC 외야수 강진성(27)은 2017년 1군에 데뷔해 3년간 주로 대타, 대수비 요원으로 뛰었다. 올시즌 개막직후인 5월 8일 LG전에서 주전 좌익수 모창민이 부상으로 결장하자 그 자리를 꿰차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마침내 지난 5일 규정타석을 채우며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제치고 타격 1위로 올라선뒤 7일까지 사흘간 선두를 지키는 기염을 토했다(타율 0.468).

KBO 리그도 강진성처럼 위기를 기회로 여기며 선수단이 일대분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자. 그러자면 담배 피우는 선수는 당장 금연을 해야 하고, 건강에 안좋은 탄산 음료와 튀긴 음식은 외면해야 한다. 감독과 코치는 더욱 지혜를 모아 멋진 승부를 펼쳐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본지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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