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팀의 핵심 타자이자 리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라모스가 도중에 빠졌다. 박빙 상황에서 주축 선수의 공백은 크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을 더 환하게 웃게 만든 주인공이 있다. 바로 김용의다.

LG 김용의는 3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3회말 대수비로 투입, 4번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원래 4번 겸 1루수는 외인 라모스였다. 3회까지 두 번의 타석을 소화하며 한 번은 삼진, 한 번은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날렸다.

상황은 3회말 수비 때 발생했다. 1사 이후, 상대 4번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윌슨이 힘차게 공을 던졌고 최형우가 당겨서 쳐냈다. 이 공을 2루수 정주현이 잡고 1루로 송구했다. 1루에서 경합이 벌어졌다. 송구 타이밍이 살짝 느렸고 이 공을 1루수 라모스가 잡으려다 최형우와 충돌했다.

판정은 세이프다. 두 선수는 충돌 후 자리에서 쓰러졌고 얼마 후에 다시 일어났다. 하지만 라모스는 하체에 통증을 계속 호소했다. 엉덩이 쪽이었다. 괜찮을 것이라 봤지만 부상의 우려가 있을 것으로 판단, 류중일 감독은 라모스를 교체했고 대수비로 김용의를 투입했다.

점수 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주축 선수가 빠졌다. 그것도 4번 자리였다. 하지만 김용의가 제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이며 타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대 선발 가뇽이 들어가고 불펜이 나온 5회초, 김용의가 첫 타석에 들어섰다.

3번 채은성이 장타를 날리며 무사 2루를 만든 상황에서 김용의가 홍건희의 5구째 143km짜리 직구를 쳐내며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1타점 3루타를 쳐냈다. 긴 다리로 성큼성큼 뛰더니 3루에 안착했다. 덕아웃에서 류중일 감독 역시 박수를 치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LG는 5회에만 3점을 따내며 5-4에서 8-4로 달아나는데 성공했고, 기세를 이어 경기 막판까지 리드를 잡고 13-5 대승을 챙겼다. 4번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공백이 있었지만 라모스 못지 않은 장타력을 보여주며 김용의가 그 자리를 알뜰하게 채웠다.

경기 후 김용의는 "언제든지 경기에 투입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리 준비를 했다. 생각보다 일찍 투입이 됐지만 잘 대처를 할 수 있었다"라며 "팀이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도 어떤 역할이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요즘 팀 분위기가 너무 좋은데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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