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그가 없어서 공백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김선빈은 우리 팀이 보유한 뛰어난 타자 중 한 명이다."

윌리엄스 감독의 말이다. 최근 김선빈은 허리와 팔꿈치에 통증을 안으면서 뛰고 있다. 지난 28일 수원 kt전에서 팔꿈치 굴곡근 통증으로 인해 선발에서 빠졌다. 29일 LG전에서도 선발 2루수 자리를 김규성에게 내줬다. 경기 후반이었던 9회 2사에 나와 한 차례 타격을 하고 조용히 들어갔다. 두 경기 모두 KIA는 패했다.

올해 KIA에서 김선빈의 비중은 다른 시즌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승을 차지했던 2017시즌에는 9번 자리에서 타격왕에 올랐지만 그 때는 김선빈 뿐 아니라 모두가 잘했다. 지금은 아니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이범호는 은퇴했고 김주찬은 경기에 나서질 못하고 있다. 함께 키스톤 호흡을 맞췄던 짝꿍 안치홍은 롯데로 가버렸다.

그러다보니 내야에서 중심을 맡아줄 선수가 없다. 유격수 박찬호는 작년의 좋았던 감을 잇지는 못하고 있다. 수비와 공격 모두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김주찬이 없는 1루는 유민상과 황대인이 번갈아서 나오고 있으며 3루는 베테랑 나주환과 황윤호가 맡고 있다. 확실한 주전이 없다보니 내야 라인업 변동이 많다.

이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적다는 의미다. 아직은 초반이라 버틸 수 있지만 이러한 내야의 불안감은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KIA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윌리엄스 감독도 "지금 팀 전력은 좋은 것과 안 좋은 것, 그 사이에 있는 것 같다. 이기든 지든, 전날 결과를 뒤로 하고 꾸준한 야구, 다시 말해 지속 가능한 야구를 해야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KIA 김선빈. 스포츠코리아 제공
윌리엄스 감독은 수시로 팀 훈련에 참여한다. 종종 1루와 3루에 선수를 세워두고 수비코치와 함께 적극적으로 연습을 시킨다. 병살 플레이는 물론이며 송구를 받는 미트의 각도나 팔의 움직임을 다듬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지도를 아끼지 않는다. 지난 30일 LG전을 앞두고도 3루에 김규성, 1루에 황대인을 세워두고 직접 미트를 끼고 훈련에 나섰다.

3루에 서 있던 김규성에 병살타를 만드는 빠른 송구를 주문하며 훈련에 임하게 했고, 1루 쪽으로 가서는 황대인이 2루에서 날아오는 빠른 바운드 송구를 지도한대로 정확하게 받아내자 박수를 치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비의 중요성 및 기본을 강조하는 윌리엄스 감독 입장에서는 1, 3루의 빈약함이 매번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설령 수비가 나아졌다고 해도 팀 타격에 침체가 찾아오면 라인업에 변화를 줄 수 밖에 없다. 팀 전력이 꾸준하지 못하고 요동치는 순간이다. 그렇게 되면 기세가 좋았던 마운드 역시 내야진의 안정감 상실로 인해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 그렇기에 수비와 타격에서 중심을 잡고 제 몫을 해주는 김선빈의 역할이 중요하다.

30일 기준, 김선빈은 82타수 28안타 타율3할4푼1리 1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외인 터커에 이어 팀 내 타율 2위, 2루타 역시 2위다. 장타율은 0.402이며 출루율은 0.432다. 핵심인 2번 타순에서 김선빈이 출루에 성공해야 KIA는 터커, 나지완, 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으로 득점을 따낼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김선빈은 타격 뿐 아니라 출루 역시 능하다. 우리 팀이 보유한 뛰어난 타자 중 한 명이다. (부상으로 뛰지 못했을 때) 공백이 느껴질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2번 타순이든 2루수든 김선빈은 부상을 이겨내고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만으로 팀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상대 팀이나 상황에 맞춰 라인업을 조정하는 윌리엄스 감독이지만, 김선빈의 자리는 항상 고정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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