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LG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직구든 변화구든 항상 잘 쳐내는데, 힘으로 누를 수 있는지 꼭 상대해보고 싶다."

LG 투수 이상규를 아는 팬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청원중, 청원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5시즌 2차 7라운드 50순위로 LG에 입단했지만 1군 경력은 작년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8월 넘어서 1경기를 뛰었고 소화한 이닝도 0.1이닝이 전부였다.

그런 이상규가 올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호주와 오키나와에서 치른 스프링 캠프에서 150km가 찍히는 구속을 던지며 류중일 감독의 눈에 들었다. 지난 20일 치른 청백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1실점을 기록했는데 전날 24일에는 2이닝 동안 20개의 공을 던져 2이닝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골고루 섞었고 구속은 최고 149km까지 찍었다. 류중일 감독도 슬쩍 자리를 옮겨 그의 피칭을 유심히 지켜볼 정도였으니 선수 본인도 마음이 싱숭생숭 했을 것 같다. 이날 잠실에서 훈련을 마친 이상규는 두근거리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사실 감독님께서 보고 계시는지 몰랐다. 나중에 투구 영상을 따로 보는데, 그 때 계시는 것을 알았다. 1군 와서 감독님과 대화도 하고 함께 있는 것이 처음이었다. 관심을 가져주시니 참 행복했다"며 "아직 시즌이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청백전을 통해 관심을 이렇게 받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다. 아직 시즌이 아니다. 지금 주목을 받는 것과 1군 선수로 뛰는 것은 천지 차이다. 이상규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매 경기, 매 투구를 최선을 다해서 던지고자 한다. 만약 1군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강속구를 뿌리는 중간 투수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는 "오버페이스 하지 않으면서 서두르지 않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마운드 올라가면 더 전력으로 던지고자 한다. 할 때 하고, 쉴 때 잘 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가장 상대하고픈 타자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키움 김하성의 이름을 꺼냈다. 이유를 묻자 그는 "김하성의 경우, 직구든 커브든 원타이밍에 타격을 하는데도 잘 쳐내더라. 그래서 힘으로 누를 수 있는지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2군서 오랜 시간을 있었기에 1군 무대가 그만큼 간절했던 이상규다. 그는 "2군에 있으면서 정말 기회만 있다면 나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훈련했다. 시즌이 끝나도 계속 훈련 하면서 준비를 했고 그 결과가 지금 이렇게 온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떤 포지션이든 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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