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타이거즈 역사상 오른손 투수 중에 선동열 전 감독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인 것은 지금껏 딱 한 명이다. 그리고 그 한 명이 이제 유니폼을 벗는다. 윤석민이다.

KIA 윤석민은 13일 구단을 통해 은퇴 사실을 밝혔다. 윤석민은 "다시 마운드에 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상적인 투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재활로 자리를 차지하기 보다 후배들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게 은퇴를 결심했다"고 이야기 했다.

이래저래 찬사와 비난을 골고루 먹은 선수다. 타이거즈가 암흑기에 있던 지난 2011년, 윤석민은 17승(5패) 1세이브 178탈삼진, 평균자책점 2.45, 승률 0.773를 기록,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자리에 올랐다.

KIA가 힘들었던 시절에 윤석민은 팀의 에이스로 활약, 소년가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호쾌한 직구와 선동열 전 감독을 떠오르게 하는 기가 막힌 140km 중후반의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그 당시만 해도 한화 류현진, SK 김광현, 그리고 KIA 윤석민이었다. KIA 팬들에게 윤석민은 말 그대로 KIA 그 자체였다.

리그 수준을 넘어선 실력을 보여준 윤석민은 해외로 발을 돌렸다. 하지만 이래저래 타이밍을 놓치면서 빅리그 진출이 늦어졌다. 2013시즌이 끝나고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볼티모어 산하 마이너리그 팀인 노포크 타이즈에서만 뛰었고 빅리그 입성에 실패했다.

돌아온 윤석민에게 KIA는 4년 9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안겨줬다. 이전의 활약에 대한 보상, 그리고 앞으로 활약할 에이스의 기대가 담긴 금액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오히려 90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아프면서도 공을 던지고자 애를 쓰고 노력했지만 통증은 심해졌고 페이스는 올라오지 않았다. 그렇게 2017시즌에 수술을 받고 재활에 나섰지만 복귀에 실패했다. 올해는 1군에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면서 완벽하게 전력 외 선수가 됐다.

윤석민 본인도 알고 있다. 그는 "선수로 뛰면서 팬들의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앞으로도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살겠다. 정말 감사 드린다"고 이야기 했다.

함께 트로이카로 불렸던 류현진은 빅리그로 진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달성하며 최고의 선수가 됐다. 김광현은 윤석민처럼 수술을 했음에도 재활에 성공, 올해 17승 5패를 기록했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그러나 윤석민은 은퇴를 선언, 유니폼을 벗게 됐다. 타이거즈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에이스가 이렇게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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