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린드블럼-배영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윤승재 기자] 우천 취소로 우려했던 7연전은 피했지만, 결과적으로 비가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계속되는 우천 순연에 두산의 경기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설상가상 선수들의 줄부상까지 겹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지난 주 6연전에서 2승4패를 기록했다. 하위팀 KIA에 2연승을 거뒀을 뿐, 상위팀 4팀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특히 선두 SK와 2위 싸움 중인 키움에 내리 패한 것은 뼈아팠다.

두산은 6연전의 시작과 끝을 ‘에이스’ 린드블럼에게 맡겼다. 지난주까지 린드블럼은 26경기에 나와 20승1패 평균자책점 2.12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면서 두산은 물론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서 활약을 이어갔다. 순위 싸움의 중요한 연전을 앞둔 두산이 연전의 시작과 끝을 린드블럼에게 맡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린드블럼이 두 경기에서 내리 패하면서 무너졌다. 11일 NC전과 16일 키움전에서 모두 패전의 멍에를 안으며 팀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11일 NC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이 그를 도와주지 못했고, 16일 키움전에서는 7⅓이닝 6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에이스뿐만 아니라 베테랑도 무너졌다. 두산은 14일 SK와의 중요한 일전에서 사상 초유의 ‘무(無) 투구 끝내기 보크’로 패했다. 9회까지 6-4로 앞서던 두산은 마무리 이형범이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고, 이어진 1사 1,3루 위기에서 ‘베테랑’ 배영수가 공도 던져보지 못하고 보크를 범하며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허무한 패배를 자초한 배영수는 다음날인 17일 LG전에 나와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올리지 못하고 2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9월 둘째 주 두산의 7연전 성적. (그래픽=윤승재 기자)
마운드와 함께 타선도 함께 침묵했다. 두산 타선은 6연전 동안 타율 2할4푼7리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홈런도 다른 9개 구단과는 달리 한 개도 때려내지 못하면서 마운드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잦은 우천순연의 여파로 잃어버린 타격감을 아직 되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결국 두산은 투타 부조화 속에 연패의 늪에 빠졌고, 그와 함께 3위로 추락했다. 선두 SK와의 경기 차는 5경기로 늘어났고, 설상가상 2위 키움과의 경기 차도 1.5경기로 벌어졌다. 선두와 다소 멀어진 두산이다.

물론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있다. SK와의 경기도 두 차례나 남아있고, 2위 경쟁팀 키움보다도 6경기를 덜 치렀기에 2위 추격은 물론 선두 역전의 여지도 근소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6연전에서 보여준 투타 부조화의 모습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2위 추격마저도 힘겨워질 수 있다.

두산은 빠듯했던 6연전 일정을 뒤로 하고 이틀의 휴식일을 갖는다. 그리고 19일 선두 SK와 운명의 더블헤더를 치른다. 두산이 6연전 아픔을 극복하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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