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치명적이었다. 5-0으로 앞선 9회 2사에서 5실점을 내주고 졌다. 양현종이 나가도 이길 수 없다면 KIA의 5강은 불가능이다.

KIA는 지난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선발 양현종의 8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 9회 동점을 허용하며 12회 연장 끝에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다 잡은 승리를 순식간에 놓친 KIA다. 그렇게 23일 현재 49승 2무 65패로 리그 7위를 달리고 있다. 5위 NC(58승 1무 56패)와의 승차가 9경기다. 딱 28경기 남았다. 따라잡기 힘든 수치다.

지난 2017시즌 우승 이후, KIA는 리빌딩에 대한 필요성을 끊임없이 느꼈다. 2018시즌은 간신히 가을야구를 했지만 올해는 힘이 없다.

야수진과 불펜진의 대대적인 물갈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들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불펜은 새 필승조가 나섰다.

고영창, 전상현, 하준영, 박준표, 문경찬 등 새 얼굴이 속속 나왔다. 야수진은 이범호의 후계자 박찬호를 시작으로 이창진이 힘을 보탰고 유민상이 1루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이들의 한계도 명확했다. 이기지 못하는 경기, 무기력한 경기 속에서 이들은 위축이 됐고 순위는 중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날 경기가 대표적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이다. 10승 이상을 따낸 선발은 에이스 양현종이 유일하다. 시즌 초반에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주춤했지만 지금은 완벽하게 돌아왔다.

하지만 양현종의 보조를 맞출 선수가 없었다. 원투 펀치는 감지덕지, 원 펀치 하나 뿐이었다. 원 펀치 하나로 쓰러질 팀은 KBO리그에서 그리 많지 않다.

KIA 문경찬. 스포츠코리아 제공
외인 터너와 윌랜드의 몰락이 치명적이었다. 터너는 올해 24경기에 나와 5승 11패 평균자책점 5.57을 기록했다. 패가 승보다 두 배 더 많다.

150km 이상의 직구를 뿌리는 좋은 투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다. 완벽한 실패다. 상대 타자에 계속 무너지면서 전의를 상실했다.

윌랜드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4경기에 나와 7승 7패 평균자책점 4.92다. 두 선수의 승수를 합쳐도 양현종 한 선수를 따라가지 못한다.

KIA의 대처 역시 아쉽다. 새 외인을 데려오는 것 대신, 고민 끝에 두 선수를 시즌 막판까지 기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스스로 5강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꼴이었다.

외인 2, 3선발의 붕괴와 더불어 확실한 4, 5선발이 부재 역시 KIA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다. 신인 김기훈이 꾸준히 기회를 얻은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2승 4패 평균자책점 5.49가 전부다. 14경기를 선발로 나선 홍건희가 1승 9패 평균자책점 7.64에 그친 것도 아쉽다.

선발로 6경기 나와 3승 1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한 차명진, 그리고 최근 선발로 나서고 있는 임기영이 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다.

말 그대로다. 양현종 빼고 선발이 없다. 그런데 그 양현종이 나간 경기에서도 이기지 못했다. KIA의 5위가 불가능에 가까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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