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상문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단장과 감독이 동시에 사퇴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그만큼 올해 롯데의 경기력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이 컸다는 이야기다.

롯데는 19일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자진사퇴 요청을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반기가 끝나자마자 롯데는 리그 최하위(34승 2무 58패) 성적의 책임을 감독과 단장에 넘겼다.

양상문 감독은 작년까지 LG 단장을 역임하고 올해 2년 계약으로 친정 롯데에 돌아왔다. 새로운 롯데, 새로운 팀을 만들겠다고 천명했지만 팀 연봉 1위 팀의 롯데가 보여준 올해 경기력은 최악에 가까웠다.

포수 공백이 그 시작이었다. 주 전력이었던 안방마님 강민호를 떠나보내고 FA로 나온 양의지라는 좋은 카드가 있었지만 잡지 않았다. 신인 포수로 팀을 이끌기엔 그 무게감이 턱없이 부족했다.

여기에 작년까지 선발로 뛰었던 노경은과의 FA 계약 불발도 타격이 컸다. 마땅히 버텨낼 토종 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노경은과의 작별 과정 자체도 매끄럽지 못했기에 팬들의 비난은 거셌다.

외인 농사도 실패였다. 레일리를 뺀 새로 데려온 투수 제이크 톰슨과 야수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기량 면에서 미달이었다. 특히 톰슨을 내보내고 난 후, 새 외인 영입 과정에서 롯데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작년까지 LG에서 뛰다가 올해 세금 문제로 인해 대만에서 뛰고 있던 소사를 두고 SK와 영입 전쟁을 벌였지만, 한 발 빠른 SK의 행보에 뒤쳐졌고 심지어 SK에서 나온 다익손을 대체 외인으로 영입하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 프런트가 됐다.

최근 롯데는 시장에서 큰 손을 활약했다. 4년 150억을 주고 이대호를 붙잡고 4년 98억으로 손아섭을 팀에 잔류시켰다. 외야의 빈 자리를 4년 80억을 주고 두산에서 민병헌을 데려오며 야수진을 강화했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에 롯데 프런트는 제 역할를 전혀 해주지 못했다.

선수들의 형편 없는 경기력도 문제지만, 올해부터 2년 계약을 한 새 감독을 전혀 뒷받침 해주지 않은 프런트의 어설픈 운영 역시 현 롯데를 만든 주요 이유 중 하나다.

구단은 "팬 여러분에게 재미있고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매우 부진한 성적으로 열성적 응원에 보답하지 못하여 죄송하다. 감독과 단장의 동반 사임은 앞으로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될 매우 불행한 일이다. 대오각성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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