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서로가 원하고 있다. 끝판왕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이 한국서 수술을 받는다. 이제 KBO리그 복귀는 기정사실이 됐다. 돌아올 곳은 친정 삼성 뿐이다.

오승환이 뛰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뉴스가 나왔다. 지난 17일 미국 덴버포스트는 "오승환이 올해 남은 일정은 모두 빠진다"며 동시에 "그가 한국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오승환의 2019년 시즌 아웃을 알리는 소식이었다.

지난 6월 11일, 오승환은 복부 근육 손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고 전반기가 끝났다. 후반기 복귀 투입을 노리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듯 했지만, 그는 마운드 대신 수술대, 그리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사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한국에서 수술을 받는 것은 맞다. 특별히 큰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대 쪽은 문제가 없다. 대신 팔꿈치에 있는 뼛조각을 제거할 예정이다. 대략 5~6주 정도면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귀국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오승환의 귀국은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일단 매우 큰 부상은 아니다. 수술로 뼛조각만 제거를 하고 재활까지 포함하면 대략 두 달 정도가 걸린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두 달이면 올해 후반기는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기 어렵다. 계약이 올해까지인 오승환이 알아서 이별의 구실을 만들어준 셈이다.

여기에 수술 후, 몸 상태를 좀 더 끌어올리고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시각의 복귀로 본다면 더욱 쉽게 이해가 간다. 귀국 타이밍, 그리고 예전부터 안고 있던 팔꿈치 뼛조각 제거를 지금 현 시점에 한다는 것은 현재의 콜로라도가 아닌 미래의 다른 팀에서 뛸 준비를 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질 수 밖에 없다.

오승환. 연합뉴스 제공
콜로라도 입장에서도 수술 경력이 있는 투수와의 내년 시즌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애초에 선수가 올 시즌 전에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는데, 애걸복걸 잡을 이유도 없다. 오승환의 다음 행보를 KBO리그, 그리고 삼성 복귀로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김동욱 대표는 "아직 콜로라도 측에서 방출이나 그런 것에 대해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며 "삼성으로의 복귀는 아직 논의할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부인했다. 삼성도 입장은 비슷하다. 김한수 감독은 오승환의 소식을 "기사로 보고 알았다"면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이야기 했다. 시즌이 끝나기 않았기에 섣부른 판단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오승환은 지난 2005년부터 삼성에서 뛰었고 2013시즌이 끝나고 일본 프로야구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2년을 뛰고 2016년부터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다가 작년에 토론토를 거쳐 콜로라도 로키스로 왔다. 콜로라도와 오승환의 계약을 올해까지다.

오승환은 임의탈퇴 신분이기에 KBO리그에 돌아오면 삼성으로 가야 한다. 여기에 해외원정도박파문으로 인해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도 함께 받아야 한다. 어차피 돌아온다면 내년부터 뛴다는 계산 하에 한국서 하루라도 빨리 수술도 받고 시즌도 마무리 하고픈 오승환이다. 수술 후, 푹 쉬고 몸 만들기도 딱 좋다. 이미 미국 생활은 집 포함, 하나하나 정리 중이라고 한다.

KBO리그 최고의 클로저라 불리는 오승환이다. 삼성은 대환영이다. 오승환도 오랜 해외생활이 지쳤다. 한국이 그립고 그립다. 삼성도 오승환도 서로의 마음은 같다. 사전 물밑 작업은 당연하다. 이심전심 삼성과 오승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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