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홈런보다 더 값진 만루 찬스, 이범호가 마지막 타석을 만루로 장식했다.

KIA 이범호는 1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6번 겸 3루수로 나왔다. 이범호의 통산 2001번째 경기, 이범호는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수비도 함께 소화했다.

경기 내용은 생각과 달랐다. KIA 마운드가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1회 2점, 3회 2점, 5회 3점을 허용하며 0-7이 됐다. 승기를 완벽하게 뺏긴 상황이다. 하지만 KIA는 포기하지 않았다. 5회 들어 1사 이후, 타자들이 연달아 안타를 쳐냈다.

0-7에서 3-7까지 따라갔다. 1사 1, 2루 기회가 이어졌다. 4번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섰지만 상대 서폴드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2사 1, 2루에서 5번 안치홍이 서폴드와 만났다. 유격수 땅볼이었다. 그러나 상대 유격수의 야수 선택으로 주자가 모두 살면서 2사 만루가 됐다.

이범호 앞에서 만루. 말 그대로 만화 같고 드라마 같던 장면이었다. 그렇게 이범호가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와 2구, 모두 스트라이크다. 3구째 공은 볼이다. 그리고 4구째 공이 날아왔다. 이범호가 이 공을 있는 힘껏 쳐냈다.

하지만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홈런은 아니었지만, 뻗어나가는 타구에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2만 500명의 팬이 모두가 일어나서 그의 마지막 타구를 지켜봤다. 그렇게 6회초, 이범호는 박찬호와 교체되며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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