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이범호 선배의 은퇴, 아쉬운 마음이 크다. 뭉클하다. 정말 참된 베테랑 선배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1년부터 타이거즈 3루는 이범호의 것이었다. 2017시즌에 우승도 했고, 은퇴를 선언하면서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개인통산 2000경기까지 채웠다. 이보다 더 좋은 마무리가 있을까.

떠나는 이가 있으면 채워야 할 이도 있다. 타이거즈의 올해 최대 과제 중 하나는 3루수 찾기였다. 나름 성과도 봤다. 섣부른 판단은 무리지만, 다른 경쟁자를 한참 앞서는 선수, 바로 KIA 박찬호다.

올해 야구에 눈을 떴다. 수비는 원래 박찬호의 장기 중 하나였고, 여기에 타격과 도루까지 급상승 했다. 12일 기준으로 타율 2할9푼2리 2홈런 30타점, 그리고 20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박찬호는 "이범호 선배의 은퇴, 정말 아쉽다. 아직 타격에서는 충분히 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은퇴를 하신 것이다. 뭉클하면서도 참된 베테랑 선배시다"고 말했다.

언제든 한 방을 쳐낼 수 있는 이범호와 달리 올해 타이거즈 3루를 채우고 있는 박찬호는 안정된 수비와 빠른 발로 야구를 한다. 특히나 제대 후, 올 시즌에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보니 올스타에도 뽑혔다.

대신 팬 투표가 아닌 감독 추천으로 뽑혔다. 나눔 올스타의 한화 한용덕 감독은 KIA에서 야수로는 유일하게 박찬호를 선택했다. 그와 함께 KIA에서 올스타에 나가는 선수는 투수 문경찬과 하준영이다.

박찬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박찬호는 "뽑혀서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팬투표로 뽑혔으면 좋았을텐데…내년에도 잘해서 다음에는 꼭 팬투표로 뽑히고 싶다"고 멋쩍은 듯 웃었다.

올스타에 뽑힌 것 자체로 이미 박찬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관건은 후반기다. 풀타임 소화가 사실상 처음이다. 박찬호도 이를 알고 있다. 주전으로 나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그래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정말 10경기만 뛰어도 너무 힘들었는데, 계속 그렇게 이겨내다 보니 어느덧 절반까지 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찬호는 현재 20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로 봐도 삼성 김상수와 함께 공동 1위다. 만약 시즌 막판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지난 2012년 이용규에 이어 7년 만의 도루왕도 가능하다.

생애 첫 타이틀을 도루왕으로 기록할 수 있는 박찬호다. 하지만 그는 "억지로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출루를 많이 해야 도루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본다. 출루가 먼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안타를 쳐야 출루를 하고 나가야 도루를 할 수 있다. 치고 달리고, 수비도 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다. 게다가 박찬호는 마른 편이다. 원정 경기를 가면 살 빠지는 느낌이 바로 온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따로 특별하게 챙겨 먹는 것이 있는지 물어봤다. 박찬호는 "일단 많이 먹는다. 하루에 고기 한 근 정도는 먹는다. 어쨌든 잘 먹고 있다"라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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