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한선태. 윤승재 기자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하면 된다'를 되뇌던 한선태가 드디어 꿈의 무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LG는 25일 오전 신고 선수 한선태를 정식 선수 등록과 함께 1군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한선태는 KBO리그 38년 역사상 최초로 1군 무대를 밟는 비선출 선수가 됐다. 등번호도 신고 선수의 전유물인 100번대(111번)에서 40번이 새겨진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한선태는 초중고 시절 엘리트 야구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KBO리그 최초의 ‘비(非)선수 출신’ 선수다. 선수 경험은 독립리그(한국 파주 챌랜저스-일본 도치기 골든 브레이브스)가 전부. 하지만 지난해 비선출 선수에게도 프로의 길이 열리자 곧바로 KBO리그 트라이아웃에 도전해 가능성을 보였고, 결국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95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적응기는 순조로웠다. 한선태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 19경기에 나와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0.36을 기록했다. 25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2점만을 내줬고, 그 중 1점은 심지어 비자책으로 기록됐다. 또한 한선태는 사사구 7개(볼넷 6개)를 기록하는 동안 삼진은 23개나 잡아내며 좋은 구위를 선보였다. 직구의 최고 구속은 146km로 다른 선출 선수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에 대한 평가는 ‘칭찬일색’이다. 가득염 2군 코치는 “1군에서도 통할 구위”라고 평가했고, 지난 13일 잠실 불펜에서 그의 투구를 지켜본 류중일 감독도 “손목의 스냅이 좋다. 포수 미트에 볼이 빨리 빨려 들어간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G 한선태의 모자에는 'やればできる(하면 된다)'라는 말이 적혀있다. 한선태는 이 문구를 보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윤승재 기자
물론 비선출 선수 출신으로 출발이 늦은 만큼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도 많다. 가득염 2군 코치는 “경기 운용을 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하다”라고 평가했고, 류중일 감독도 “변화구 연마와 체력 훈련은 아직 미흡하다”고 전했다. 한선태 역시 지난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변화구와 직구의 투구폼이 미세하게 다르다. 문제가 됐던 퀵모션은 어느 정도 고쳐졌는데 견제가 아직 미흡하다”며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선태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호기심 많은 그는 코치들과 베테랑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매 경기에서 하나씩 고쳐나가고 있다. 또한 최근 최일언 코치에게 전수받은 포크볼도 2군에서 바로 시험할 정도로 습득 속도도 빠르다. 6월초 인터뷰 이후 또 얼마나 성장했을지 그의 1군 마운드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선태는 총 5개의 구종을 구사할 수 있다. 사이드암인 그는 직구와 투심 등 속구를 비롯해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다. 여기에 얼마 전에는 최일언 투수코치에게 포크볼도 전수받았다. 다만 구위와 문제로 지적됐던 변화구 폼이 관건이다. 한선태가 1군에서도 팔색조 피칭을 선보이며 새로운 드라마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한선태의 모자에는 ‘야레바데끼루’라는 일본어 문구가 적혀있다. ‘하면 된다’라는 말로, 일본 시절부터 마운드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써놓은 글귀라고 한다. 그의 마음가짐대로 한선태는 그토록 그리던 꿈의 무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KBO리그 새 역사를 쓴 한선태, 그토록 바라던 1군 무대에서 그는 어떤 투구를 보여줄까. 한선태는 25일 1군 등록과 함께 잠실구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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