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는 NC 선수들. 노진혁, 지석훈, 박민우, 베탄코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공룡군단의 상승세가 무섭다. 나성범-모창민 등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NC는 3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며 지난해 최하위의 아픔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야수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국가대표급 포수 양의지의 활약은 여전했고, 백업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이 빛났다. 김태진, 강진성 등 젊은 선수들과 손시헌, 노진혁 등 중고참 선수들의 조화도 돋보였다. 외국인 타자 베탄코트도 초반 부진을 딛고 서서히 제 기량을 찾아가고 있다.

계속되는 승리에 덕아웃은 웃음꽃으로 가득하다. 선수들은 물론 감독, 코치를 막론하고 덕아웃 구성원 모두가 밝은 미소로 활기찬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던 NC 덕아웃이었지만,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아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무엇이 NC를 빠르게 바꿔놓았을까. 감독과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새 주장’ 박민우를 그 원동력으로 꼽았다.

NC 박민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 긍정에너지 ‘뿜뿜’ 박민우가 보여준 주장의 품격

나성범의 장기 이탈로 주장직을 이어받은 박민우는 시종일관 밝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데 힘썼다. 타격 부진과 수비 실책 등의 팀원들의 아쉬운 플레이가 이어져도 박민우는 웃으면서 그들을 격려하기 바빴다. 하물며 자신이 루상에 나가있는 상황에서도 진루타를 만들어내지 못한 동료를 향해 박수를 치며 격려하기도 했다.

박민우의 미소는 외국인 타자 베탄코트와의 ‘케미’에서 돋보인다. 올 시즌 초 베탄코트는 팀 상황으로 인해 주 포지션 포수가 아닌 1루수와 외야수로 나서야만 했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포지션때문인지 실책이 잦았고, 타격감도 함께 가라앉으며 베탄코트의 얼굴도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항상 박민우가 있었다. 1루수로 나설 때면 2루수 박민우가 곁에서 그를 ‘전담마크’했다. 베탄코트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박민우가 웃으면서 다가가 그의 몸을 툭툭 친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다. 베탄코트는 실책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박민우의 장난에 엷게 웃으며 평정을 되찾았고, 곧 호수비로 되갚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승리를 자축하는 NC 선수들. NC다이노스 제공
▶ 어린 선수들도 엄지 척! “다 민우 형 덕분”

어린 선수들도 박민우를 편하게 찾는다. 장난은 물론, 조언을 청하기도 한다. 별 조언은 없다. “편하게 쳐”, “나도 그랬어”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박민우의 이 한 마디가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데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최근 타격 상승세에 있는 김태진은 그 원동력 중 하나로 “(박)민우 형이 항상 편하게 치라고 한 것이 도움이 됐다”라고 전했고, 1군 경험이 많이 없는 오영수도 “(박)민우 형이 자기도 처음엔 그랬다며 편하게 해주셨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NC 박민우. NC다이노스 제공
▶ 박민우 “제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잖아요?”

이 말을 들은 박민우는 특유의 웃음과 함께 “다 제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감독의 말까지 박민우가 시키진 못했을 터. 이동욱 감독마저도 박민우에 대해 “후배들에게 밝은 기운을 전파하며 선수들이 밝게 게임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감독으로서 고맙다”라며 칭찬했다. 이에 박민우는 쑥쓰러운 미소와 함께 “다 형들한테 배운 거에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잖아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민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지만, 그가 가져온 밝은 분위기는 NC 팀 전체를 움직였다. 지난해 초반 선수들의 줄부상에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했던 NC는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바 있다. 올해도 나성범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며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박민우의 ‘긍정 에너지’ 덕에 NC는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분위기메이커’ 박민우 덕에 NC의 고공행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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