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포수 한승택.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레전드 베테랑이 스스로 물러난 사령탑과 팀을 흔들고 있지만, 타이거즈 영건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담대하게 앞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알려진대로 올해 타이거즈는 젊은 선수들이 상당히 눈에 띈다. 작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히어로즈에 패하고 변화를 주겠다던 김기태 전 감독의 말을 시작으로 타이거즈는 리빌딩에 돌입했다.

리빌딩과 성적은 별개가 아니다. 결국 같이 가야 한다. 하지만 성적에 대한 부담, 그리고 감독을 향한 끝없는 비난이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했다. 영건들은 맘 편히 야구를 하는 것이 힘들었다.

결국 김 감독이 사퇴했다. 성적에 대한 모든 부담을 안고 떠났다. 남아 있는 영건들은 부담을 내려놓고 다시금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야구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젊은 불펜진은 익히 알려진 성과다.

마운드에서 양현종이 투수조 최고참이다. 타이거즈 불펜은 모두 젊다. 부상으로 빠진 김윤동을 시작으로 고영창, 문경찬, 하준영, 이준영, 전상현, 이민우 등이다. 한 시즌 만에 용케 잘 바꿨다.

그리고 하나 더 눈길을 끄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포수다. 지난 22일 경기, 타이거즈는 '포수 왕국' 같았다. 막내 포수를 시작으로 주전 포수까지 두 명의 안방마님이 롯데를 확실히 저격했다.

KIA 포수 신범수. 스포츠코리아 제공
우선 선발 8번 겸 포수로 나온 신범수가 2회와 6회에 홈런을 쳐내며 데뷔 첫 멀티포를 가동했다. 빈약했던 타이거즈 타선에서 유일하게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후 교체로 들어온 포수 한승택이 8회를 건너 연장 10회, 1사 만루에서 상대 고효준의 4구째 공을 그대로 쳐내며 좌익수 앞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5-5에서 6-5, 극적인 한 점차 팀 승리를 챙겼다.

포수 두 명이 경기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끝냈다. 특히나 타이거즈가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신범수다. 지난 2016년 2차 8라운드 78번째 순위로 타이거즈에 입단한 프로 4년차 선수다.

2018시즌에 19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지만, 올해는 지난 4월 6일 첫 출장을 시작으로 꾸준히 마스크를 쓰고 있다. 출전 경험은 적어도,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나 야구를 향한 열정은 그 누구 못지 않다.

어릴 때부터 포수를 한 한승택은 수비에 상당히 능하다. 양현종은 한승택의 볼배합이나 큰 경기에서 보여주는 대담함은 볼 때마다 놀랍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한승택이 타격까지 상승세를 탔다.

젊은 1998년생 신범수와 1994년생 한승택이 안방에서 나란히 선의의 경쟁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스레 2017시즌 타이거즈 우승 포수였던 1989년생 김민식 입장에서는 큰 자극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는 타이거즈 전체로 보면 확실한 플러스 효과다. 팀도 4연승, 그리고 9위 등극이다. 젊은 안방마님의 건강한 경쟁은 사령탑이 빠지고 뒤숭숭한 타이거즈의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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