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린 NC 김태진(오른쪽). NC다이노스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어벤져스로 유명한 ‘마블(MARVEL)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성공 뒤에는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로다주)의 역할이 컸다. 2008년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 역을 맡은 로다주는 엄청난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MCU의 포문을 열었고, 이후 11년 동안 MCU가 전세계 많은 팬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재 NC다이노스에도 팀의 돌풍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로다주와 발음이 비슷한 ‘구다주’라는 별명을 지닌 김태진이다.

김택진의 ‘구다주’라는 별명은 팀 ‘구단주’의 이름으로부터 비롯됐다. 김택진 구단주의 ‘택’에서 받침 ‘ㄱ’을 빼면 김태진이 되는 것에서 착안, 팬들이 ‘구단주’에서 자음 ‘ㄴ’을 뺀 ‘구다주’라는 애칭을 지어 준 것. 김태진 본인도 “팬들이 만들어준 애칭이다”라며 이 별명에 대해 매우 흡족해 하는 반응이다.

김태진은 현재 ‘부상병동’인 NC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 자질을 지닌 데다, 타선에서도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 중이기 때문. 나성범, 모창민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태진은 백업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NC의 5월 반등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NC 김태진. 스포츠코리아 제공
김태진은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팀의 수비 한 축을 담당하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자질 덕분에 부상 선수들이 돌아와도 꾸준히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최근엔 익숙치 않았던 외야 수비도 곧잘 해내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저조했던 타격감도 최근 최고조로 올랐다. 4월 중순까지 2할대 초반에 머물러 있던 타율은 어느새 2할8푼9리까지 올라 이제 3할을 바라보고 있다. 도루는 아직 없지만 3루타를 3개나 뽑아내며 호타준족의 모습을 과시했다.

또한 170cm/75kg의 작은 체구를 지녔음에도 홈런포도 세 방이나 쏘아 올렸다. 최근 5경기에서 2개나 담장 밖을 넘겼다. 지난 15일 창원 홈에서 시즌 2호포를 쏘아 올린 이후, 18일 LG전에서는 홈에서 펜스와의 거리가 길기로 악명 높은 잠실 구장까지 넘겨버렸다. 그야말로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김태진이다.

김태진의 활약에 이동욱 감독도 흐뭇할 따름. 이동욱 감독은 김태진에 대해 “작지만 힘도 있고 파이팅이 넘친다. 나가서 자기 스윙을 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태진은 시즌 초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대한 많은 1군 경기에 나와 좋은 성과를 얻는 시즌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김태진이 올 시즌 ‘NC의 로다주’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