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SK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김성태 기자]"자존심은 상한다. 하지만 감독은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다. 상대전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생각하는 목표와 승수를 따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2019시즌 KBO리그는 각 팀의 희비가 확실히 엇갈리고 있다. 순위표를 보면 2강 3중 5약이다. 특히 상위 5개 팀과 하위 5개 팀의 승차가 5경기 이상 벌어진 상황이라 가을야구 경쟁에서 느낄 수 있는 흥미도 벌써 반감이 된 상황이다.

상위 팀, 그 중에서도 1, 2위는 3위와의 격차도 크게 벌렸다. 바로 두산과 SK다. 승차가 1경기 내외다. 두 팀은 전력이 탄탄하다. 위기가 와도 무너지지 않는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치르고 있는 SK 염경엽 감독에 두산을 만나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염 감독은 "다른 팀을 상대하는 것과 똑같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물론 상대전적이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징크스라는 것도 있고, 우습게 보일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 승수를 먼저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가을야구에서 만날 확률이 큰 것은 확실하다. 그렇지만 염 감독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의 분위기는 다르기에 벌써부터 경쟁자 두산을 상대로 모든 신경을 쏟는다는 것은 그리 좋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는 "팀이 정한 승수를 어떻게 채우느냐, 그것이 더 중요하다. 상대에 패해서 자존심이 상했다고 해서 무조건 그 팀을 잡고자 전력을 쏟아부으면 안된다. 결국 감독은 시즌 전체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즌 전체를 본다고 해서 버릴 경기는 무기력하게 버리고 잡는 경기에만 신경을 쓴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순위 경쟁에 한해 "일단 팀이 끈질긴 팀, 까다로운 팀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끝까지 상대에 데미지를 주는 것, 질 때도 힘들게 지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그런 한 경기가 모여서 시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순위 경쟁에 한해서는 특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대신 줄다리기를 잘해야 한다. 쉽게 밀리거나 패해선 안되지만, 졌다고 해서 가지고 있는 모든 전력을 총동원해서 시즌 전체 판도에 무리가 갈 정도로 팀 전력을 소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염 감독도 사람이다. 그는 "프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다. 더 좋은 결과, 더 좋은 과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감독인 저도 상대에 무기력 하게 패하면 정말 자존심 상한다. 사실 평생 마음 속에 남을 수 밖에 없다. 지금도 남아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럼에도 시즌을 끝내고 보면 어떤 한 팀에 상대적으로 약했는지에 대한 부분보다는 마지막 최종 성적을 놓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화가 날 정도로 무기력하게 패한 경기, 혹은 이전에 NC에 밀렸던 그런 좋지 않은 경험은 당연히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감독은 전체를 봐야 한다.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해야 하는 자리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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