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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고척=김성태 기자]알려진대로 두산은 외국인 타자와의 인연이 영 좋지 못하다.

작년에 함께 지냈던 파레디스와 스캇 반슬라이크는 모두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사실 국내 타자가 더 강한 두산 입장에서는 외국인 타자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는 아무래도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낫다. 그런데 이번에 두산이 새롭게 영입한 외인 타자는 타격도 타격이지만, 이전 타자들과는 확실히 다른 컬러를 가지고 있다. 바로 침착함과 신중함이다.

뭔가를 보여줘야 살아남는다는 생각에 무작정 방망이를 휘두르는 외인 타자가 즐비한 반면, 새 외인 페르난데스는 차분함을 계속 유지하며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세 번의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6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인상적인 것은 볼넷이다. 4개나 된다. 장타율 0.500이지만 출루율은 0.600이다. 골라서 나갈 줄 아는 타자다.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3번 겸 지명타자로 나와 끈덕지게 버텨내며 상대 선발 브리검을 상대했다. 1회부터 그의 진가는 드러났다.

1번 허경민, 2번 정수빈이 허무하게 물러났다. 2사 이후, 여기서 페르난데스는 브리검을 맞이해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인 끝에 중전 안타를 쳐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이 출루를 시작으로 4번 김재환의 장타가 나오자 페르난데스는 열심히 달려 득점을 따냈다. 이후 오재일의 적시타가 추가로 터지면서 1회에 2점을 따냈다. 두산의 선취점, 시작은 페르난데스였다.

이후 세 번의 타석에서는 1루수 앞 땅볼 두 개와 삼진으로 조용히 물러났지만 네 번의 타석에서 그가 상대 키움 투수에게 이끌어낸 투구 수는 모두 19개였다. 타석당 평균 5개 가까이 본다는 의미다.

김태형 감독은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타는 아니지만, 선구안도 좋고, 안타도 치고 볼넷도 얻어내고, 잘 하고 있다"라며 "공격적인 성향이지만, 공을 볼 줄 아는 것 같다. 기대가 크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아직은 시범경기다보니 평가를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외국인 선수는 시즌 들어가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작년에 고개만 숙였던 두 외인의 활약만 넘어선다면 2019년 두산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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