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에서 프로동네야구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남현(톰톰)씨. 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18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이 원하는 장래희망 5위로 '유튜버'가 등극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연령에 상관없이 1인 미디어 시대로의 빠른 변화, 그 중심에는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유튜브가 있다.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점유율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0월 기준, 유튜브가 무려 37.7%, 페이스북이 35.9%, 네이버가 7.9%, 다음이 5.0%를 차지했다. 유튜브의 영향력과 성장세는 이제 단순한 유행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콘텐츠로 승부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스포츠는 야구다. 그만큼 만만하다. 야구라면 나도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야구에 '재미'가 섞인 콘텐츠로 남다른 인기를 모으는 유튜버가 있다. '프로동네야구'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톰톰(본명 김남현)'이다.

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20일 현재 18만 9475명이다. 영상 하나를 올려도 조회수가 몇 백만을 가볍게 넘긴다.

별별 영상이 다 있다. B급 감성이 충만하게 느껴지는 '야구하는 초딩들 박살내기' '일반인이 고척돔 빌려서 홈런 때려봄' '프로가 일반인에 몸쪽 변화구 지옥맛 보여줌' '체대준비 여고생 VS 사회인야구 하는 여고생' '피칭머신에 다양한 물건 마구 넣어보기' 등 제목만 봐도 웃기는 콘텐츠가 한가득이다.

하지만 삼성 레전드 양준혁, 현 LG 투수 김대현이나 두산 야수 조수행 등 프로 선수를 직접 섭외, 나름 고퀄리티 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 한화서 뛰었던 전근표가 사회인야구 15명의 타자를 상대로 발에 물집이 잡힐 만큼 열심히 공을 던지는 콘텐츠도 있다. 진지할 때는 진지하지만 그 배경은 무조건 재미, 또 재미다.

프로동네야구 유투브 채널.

대체 왜 이런 야구 콘텐츠를 만들었을까?

톰톰이라는 이름부터 궁금했다. 생각보다 큰 의미는 없었다. 영어 이름이 톰인데, 한 글자이고 평범하다보니 하나를 더 붙여서 톰톰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야구를 선택했을까. 그는 야구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능'의 시각으로 야구를 보고 있었다.

그는 "보통의 야구 유튜버는 사회인 야구인을 대상으로 스윙을 가르쳐주거나 빠른공 던지는 방법, 그런 것을 가르쳐주잖아요. 그런데 저는 전문가가 아니에요. 그저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좀 더 쉽게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가 만들게 됐어요. 150km짜리 야구공 맞아보기, 고무밴드 늘려서 강속구 던지기 등 뭔가 사람들이 궁금하고 재밌어 하는 것들, 저는 야구를 예능으로 접근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좋아할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프로동네야구 유투브 채널에는 야구로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별별 신기한 콘텐츠가 상당하다.

2m짜리 길이의 방망이를 직접 제작, 두산 1군 야수 조수행을 찾아가 그 방망이로 타격을 하게끔 하는 영상도 있고 매우 비싼 배트와 문방구에서 파는 저렴한 배트의 성능 차이라든지, 사람들을 모아 통기타나 여행용 가방, 국자, 신발, 하모니카, 심지어 닭다리 같은 걸로 공 멀리 쳐내기 시합을 하는 영상까지 있다. 어이없기도 하고, 저게 뭔가 싶기도 하지만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은 확실히 있다.

그저 재밌을 것 같아서 하는, 그런 단순한 콘텐츠로 보기엔 그 종류와 시도가 상당히 다양하다. 톰톰은 그 점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라 말한다.

그는 "콘텐츠에 대한 기획을 많이 해요. 아이디어 회의도 많이 하고, 시청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것, 그런 것이 뭘까 하고 말이죠. 150km짜리 강속구를 심판의 시점에서 보면 어떤 느낌일까? 이런 것은 되게 궁금하잖아요. 최근에는 구독자 분들에게 아이디어를 많이 받아요. 예를 들면 소가죽 글러브 삶아서 먹어봐요, 이런 아이디어 같은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인기의 비결?…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야구 콘텐츠로 접근

유튜브 영상을 보면 야구라는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본다. 프로야구 선수 및 사회인야구 하이라이트, 야구로 할 수 있는 실험이나 예능, 그리고 시그니처 콘텐츠가 된 초딩격파까지, 야구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의 스팩트럼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특히 톰톰이 애착을 갖고 만드는 콘텐츠는 바로 '초딩 격파'다. 다 큰 어른이 야구로 초등학생과 겨루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인데, 지고 있는 척 하다가 갑자기 마지막 순간에 실력을 발휘해서 이기는 시나리오가 주를 이룬다. 물론 분을 참지 못한 초등학생 몇몇은 그 자리에서 펑펑 울기도 한다고.

그는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콘텐츠는 힘들지만 재밌어요. 야구 시합으로 초등학생 울리기나 박살내기, 이런 콘텐츠가 최근에는 인기가 많아요. 댓글 보면 초등학생 어린이가 참 많아요. 저희 영상을 가장 많이 보는 층이기도 하구요. 야구를 좋아하는 초등학생이 소화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맞물렸죠"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울리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고 말한다. 실제로 프로동네야구는 독립리그 연천미라클과 함께 유소년야구 1박2일 캠프를 진행,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야구하는 초딩한테 탈탈 털리기, 초딩과 만원 걸고 승부하기, 이런 것들? 물론 원하는대로 영상이 나오지 않거나 스토리 보드에서 벗어난 것도 많아요. 대신 저는 철저하게 악동 이미지, 동네 나쁜 형 컨셉으로 가요. 물론 저를 이기겠다고 도전장이 수십개 날아와요. 톰톰 덤벼라 너 같은 놈은 3초 만에 없애주겠다, 나 어디 초등학교 누구다, 이런 아이들을 영상에 담으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되게 익살스럽기도 해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프로동네야구 유투브 채널.
인기 유튜버 꼽혀…수익 많지만 제작 과정은 만만치 않아

재미로 시작했다고 하지만 최근 들어 유튜버가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아무래도 수익이다. 누군가는 억대 연봉을 번다고 하니, 유투버가 새로운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물어봤다.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어려운 질문이었지만 흔쾌히 답을 했고, 생각보다 많은 금액에 깜짝 놀랐다.

그는 "유튜브로 한정을 하면 광고 수익으로 월 1500만~2000만원 벌어요. 물론 같이 일한 분들과 분배하면 더 적은 금액이 들어오죠. 조회 수는 예전과 비슷한데, 지난 11월에 들어온 수입은 대략 3000만원 정도였어요. 사실 최근에 와서 많이 올랐어요. 작년까지는 유튜브로 한 달에 벌어들인 수익은 300만원도 채 나오지 않았어요. 심지어 그 전에는 1년에 300만원 정도가 전부였죠"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은 수익이 상당하지만, 실제로 그 과정을 돌아보면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그는 "야구라는 종목 특성상, 촬영에 대한 기술적인 장벽이 있어요. 축구는 공이 큰데, 야구는 공이 작고 훨씬 빠르다보니 전문 장비가 아닌 이상 작은 카메라로 찍으려면 한계가 있죠. 5대의 카메라로 하면 두 대는 고정, 나머지를 들고 찍는다고 해도 기술적인 숙련도의 부족함도 있고 카메라 값도 있지만, 인력이 늘어나면 인건비 문제가 생겨요. 그렇게 하루 내내 찍고 편집도 오랜 시간 걸려서 만든 뒤에 업로드 딱 했더니 조회수가 몇 만 정도에 그치면 생산 단가가 맞지를 않는거죠"라고 말한다.

실제로 투수가 공을 포수에 던지는 장면, 타자가 그 공을 치는 장면, 공이 날아가는 장면, 야수가 잡는 장면, 송구와 함께 주자의 세이프 여부까지, 간단하게 정리만 해도 이 정도의 플레이를 모두 영상으로 찍어야 한다.

프로야구 중계의 경우, 장비도 많고 인력도 많지만 유튜버는 철저히 1인 미디어다. 이걸 모두 하기엔 노동력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톰톰은 더 많은 프로야구 콘텐츠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다.

톰톰은 "야구를 주제로 하는 유튜버가 많이 늘어났으면 해요. 어차피 콘텐츠 생산력에 한계가 있기에 일주일에 많아봐야 3~4개 만드는 것이 전부죠. 국내에서 야구로 모을 수 있는 조회 수는 30만 정도가 한계인 것 같아요. 일본이나 대만, 미국 등 야구를 즐기는 나라에서도 통한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어서 자막도 넣고, 해외 유튜버들과도 꾸준히 협업을 준비 중에 있어요"라고 덧붙여 말했다.

"시장은 이미 치열…시작은 취미처럼 가볍게 하길"

수익만 듣고는 나도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과정을 자세히 들어보면 결코 쉽지 않다. 이목을 끌 수 있는 신선한 콘텐츠를 계속 고민하고 이를 촬영 및 제작해서 편집하고 업로드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조회수가 올라가고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꾸준히 올려야 수익이 유지가 된다.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톰톰 역시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수면 위로 올라온 소수의 유튜버를 제외하면 성공하지 못한 유튜버가 훨씬 많아요. 할 게 없으니 유튜버나 하지 뭐, 이런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이도저도 안되는 것 같아요. 재능이 없다면 과감하게 손을 놔야 하지 않을까요. 사람들의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 사실 스스로가 가장 잘 알아요"라고 말한다.

이어 "갈수록 유튜브가 큰 시장이 되면서 거대 자본을 갖고 있는 큰 기업들도 이제 들어오려고 해요.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힘들어요. 더군다나 초반에는 수익도 별로 나오지 않는데 버티면서 하기엔 한계가 있죠. 저는 야구라는 분야에 한정이 됐지만 깊게 가져갔어요. 유튜브는 점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들에게 대접할 것이고 그 허들은 더욱 높아질 거에요. 처음에는 가볍게 취미 삼아 조금씩 꾸준히 시작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라며 나름대로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크리켓 채로 타격을 하고 있는 양준혁 해설위원.

프로동네야구의 인기가 점점 더 많아지면서 여러 유명한 선수들이 직접 나오기도 하고, 은퇴한 선수들도 간간히 등장한다. 웃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진지하다.

특히나 양준혁 해설위원이 나와 알루미늄 방망이, 나무 방망이를 거쳐 아이들이 쓰는 유아용 방망이, 그리고 크리켓 채로 홈런을 쳐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영상은 잠깐만 봐도 상당히 유쾌하면서도 재밌다. 이처럼 진지함을 넘어 아이들도 함께 보면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야구 콘텐츠, 프로동네야구가 꾸준히 그려가는 방향이다.

어느 날, 강원도에 놀러갔는데 어떤 가족이 자신을 알아본 것에 깜짝 놀랬다고 말하는 톰톰이다. 아이들을 위해 가족 전체가 TV로 유투브를 시청하니 남녀노소 나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볼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즐겁게 볼 수 있는 야구 콘텐츠, 톰톰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톰톰님, 톰톰씨 대신 그냥 편하게 톰톰이라 불러주는 것이 좋아요. 욕설 없는 건전한 콘텐츠, 더 재밌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야구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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